“천연기념물까지도 쾅!”…‘버드스트라이크’ 5년 새 2배 늘어

입력 2025-10-17 08:28


최근 항공기와 조류가 충돌해 발생하는 버드스트라이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항공 안전뿐 아니라 생태적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단순한 항공 안전 대책을 넘어 조류 서식 환경에 대한 종합적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7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위상 의원(국민의힘)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15개 공항에서 발생한 버드스트라이크는 2020년 154건에서 2024년 290건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발생한 290건 가운데 인천공항에서만 102건, 김포공항에서 43건이 발생해 두 공항에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인천공항은 2020년 25건에서 지난해 102건으로 약 4배 급증해 가장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였다.

충돌한 조류의 종류를 확인하기 위해 공항 측은 국립생물자원관에 유전자 분석을 의뢰하고 있다.

이를 분석한 결과, 2020년부터 올해 7월까지 인천공항에서 발생한 사례 중 기러기류가 18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제비 9건, 황조롱이 7건, 멧비둘기 4건, 가창오리 3건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과정에서 청주공항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수리부엉이, 대구와 청주에서는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와 소쩍새가 여객기와 충돌한 사실도 드러났다.

공항 주변의 쓰레기 매립지·습지 등 인위적 환경이 조류의 서식지로 기능하고 기후 변화로 철새 이동 패턴이 불규칙해진 점을 주요 원인으로 김 의원은 분석했다.

김 의원은 “기후에너지환경부와 기상청은 철새 이동, 조류 밀집 예측을 위한 생태·기상 모니터링 체계를 조속히 구축·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