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투어 2기 김상열호 첫 번째 시즌이 종착역을 향해 달려 가고 있다.
16일 개막한 상상인·한경 와우넷 오픈(총상금 12억 원)을 마치고 나면 총 31개 대회 일정 중 3개 대회(광남일보·해피니스 오픈, S-OIL 챔피언십, 대보 하우스디 챔피언십)만 남는다.
올 시즌은 총 대회수 31개, 총상금 346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선수들의 주머니도 그만큼 두둑해졌다.
지금껏 12억9401만원의 상금을 획득, 시즌 상금 순위 1위에 오른 홍정민(23·CJ)을 비롯해 2위(12억8735만원) 노승희(24·요진건설), 3위(12억816만원) 유현조(20·삼천리)까지 3명이 12억원 이상을 벌어 들였다.
KLPGA투어 사상 한 시즌에 12억원 이상의 상금을 획득한 선수가 3명이나 배출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10억원 이상 선수가 사상 최초로 4명이나 배출됐던 지난해에도 12억원 이상은 윤이나(22·솔레어)가 유일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2021년에 박민지(27·NH투자증권)가 수립한 KLPGA투어 한 시즌 최다 상금 기록(15억2137만 원) 경신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12억 클럽’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우선 상금 4위(11억942만 원) 방신실(21·KB금융그룹)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상금 순위 5위(9억6726만1436원) 이예원(22·메디힐)도 4개 대회에서 2억3273만8564원만 추가하면 ‘12억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6위(8억2566만5833원) 이동은(20·SBI저축은행), 7위(7억5660만 원) 이다연(28·메디힐), 8위(7억5351만8160원) 성유진(25·대방건설)도 가능성이 없는 게 아니지만 그보다는 ‘10억 클럽’ 가입에 쪽에 더 무게가 실린다.
상상인·한경 와우넷 오픈은 우승 상금이 2억1600만 원, 최종전 대보 하우스디 오픈은 2억5000만원으로 상금 배분율이 높아 그 결과에 따라 순위 또한 지각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내년 시드 유지를 위한 마지노선인 상금 순위 60위 획득 상금도 1억5055만8380원으로 적잖은 금액이다. 61위에서 80위까지 상금도 1억원 이상이다. 이를 일반 직장으로 치환하자면 KLPGA투어는 연봉 1억원 이상의 직원을 80명이나 보유한 꿈의 직장이 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선수들의 수입 규모가 작년에 비해 커진 가장 결정적 원인은 뭘까.
그것은 두 말할 나위없이 커진 총상금 규모, 즉 질적 팽창 때문이다. 올해 치러진 총상금 10억원 미만 대회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의 9억원이 유일하다. 이 대회 또한 내년에는 총상금 규모를 10억원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가장 많은 총상금 규모인 15억원짜리 대회도 자그만치 4개나 된다.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KB금융 스타 챔피언십,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그리고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이다.
걸출한 신인들이 끊임없이 유입돼 투어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이른바 ‘메기효과’도 투어의 질적 성장을 가져온 요인 중 하나다. 대표적인 선수가 김민솔(19·두산건설)이다.
그는 올해 2부인 드림투어가 주활동 무대였다. 그러다 추천 선수로 출전했던 지난 8월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우승을 거뒀다. 이후 KLPGA투어 출전에 제한이 풀렸다. 이른바 비정규직에서 정규직 신세가 된 것.
그리고 그는 지난 10월초 KLPGA투어 유일의 변형 스테이블 포드 방식으로 치러진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에서 시즌 2승째를 거뒀다. 11개 대회에 출전해 두 차례 우승 포함 ‘톱10’에 4차례나 입상했다.
획득 상금은 3억480만6667원으로 30위, 대상 포인트는 235점 획득으로 15위, 신인상 포인트는 1236점을 누적시켜 독보적 1위다. 하지만 아쉽게도 김민솔의 기록은 다승 부문을 제외하곤 하나도 공식 기록에 반영되지 않는다.
KLPGA투어가 정하고 있는 공식 일정 절반 출전 규정을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민솔이 올 시즌 남은 4개 대회에 모두 출전하더라도 총 15개 대회에 그쳐 절반 이상인 16개 대회에 1개 대회가 모자란다.
김민솔의 사례를 들어 KLPGA투어가 ‘출전 제한’이 아닌 ‘성과 중심’으로 평가 체계를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는 여론이 만만치 않은 가운데 비록 ‘장외 신인왕’에 머물렀지만 김민솔의 등장은 내년 KLPGA투어 흥행에 상당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내년 총상금액을 증액할 뜻을 밝힌 대회가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다가 신규 대회가 1~2개 정도 늘어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래저래 제2기 김상열호의 2년차가 되는 2026년 시즌은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역대급 시즌이 될 게 확실해 보여 선수 및 팬들이 갖는 기대는 크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