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살 에스더 권의 LPGA투어 데뷔記…“더 더 더 노력하겠다”

입력 2025-10-16 22:34 수정 2025-10-17 07:43
16일 전남 해남군 파인비치골프링크스에서 개막한 LPGA투어 BMW레이디스 챔피언십 1라운드를 마친 뒤 선전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는 에스더 권. 대회조직위

16일 전남 해남군 파인비치골프링크스에서 개막한 LPGA투어 BMW레이디스 챔피언십 1라운드 8번 홀에서 샷을 날린 뒤 볼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에스더 권. 대회조직위

“무조건 보기라고 생각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파세이브를 하는 걸 보면서 많은 걸 느꼈다.”

16일 전남 해남군 파인비치골프링크스(파72)에서 개막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30만 달러)에 스폰서 추천으로 출전한 재미동포 에스더 권(16·한국명 권은희)은 대회 1라운드를 마친 뒤 동반자들의 플레이에 연신 감탄사를 연발했다.

에스더는 첫날 1라운드에서 통산 2승의 애슐리 부하이(남아공), 투어 2년차로 아직 우승이 없는 걸린 카우어(미국)와 동반 플레이를 펼쳐 1오버파73타를 쳤다. 출전 선수 77명 중 공동 69위다.

순위는 하위권이지만 내용은 그닥 나쁜 편은 아니다. 비록 버디는 1개도 없었지만 14번 홀(파4)에서 그린 미스로 범한 보기만 아니었더라면 그야말로 무결점 플레이였다.

에스더는 “LPGA투어는 첫 출전이라 설레이기도 했지만 긴장도 많이 했다”라며 “출전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 배운다는 자세로 경기에 임했는데 ‘역시 세계적인 선수들은 다르구나’라는 걸 실감했다. 당연히 더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라운드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이날 동반 플레이를 펼친 카우어와 부하이는 각각 6언더파 66타와 3언더파 69타를 쳐 공동 7위, 공동 33위에 자리했다.

에스더는 “확실히 여려운 상황에서도 파세이브를 하는 게 달랐다. 무조건 보기라 생각했는데 파세이브를 하더라”며 “위기가 와도 파로 세이브하고 기회가 오면 버디를 잡은 걸 보면서 많은 걸 느꼈다”고 동반자들의 플레이에 엄지척을 했다.

사실 에스더는 이 대회 출전에 앞서 걱정이 많았다. 직전에 출전했던 대회에서 샷감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1라운드를 마치고 나서 얼굴에 가득했던 수심이 걷히고 미소를 띠기 시작했다. 그만큼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모인 대회에서 자신만의 플레이를 펼친 끝에 1오버파로 18홀을 마쳤으니 그럴만도 하다.

그는 “고민이었던 드라이버 비거리가 최근 15m 가량 늘었는데 더 늘 것 같다”라며 “쇼트 게임도 좋아졌다. 지난번 대회 결과가 좋지 않아 집중적으로 연습한 결과”라고 했다. 그는 첫날 그린 미스를 6차례나 했으나 한 차례만 파세이브에 실패했을 정도로 스크램블링 능력이 빼어났다.

그는 3개월전부터 최용욱씨로부터 스윙과 멘탈 코칭을 받고 있다. 최씨는 이번 대회에서 에스더의 캐디백을 매고 있다. 약 1개월전부터는 웨이트 트레이닝도 새로운 선생님과 하고 있다.

에스더는 “새로운 스탭들과 연습을 하면서 골프가 확 달라진 느낌”이라며 “비거리가 확실히 늘었는데 높았던 호흡을 낮춘 덕을 보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날 버디가 하나도 없었던 이유에 대해 “아이언샷 정확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오늘 전체적으로 샷이 좋지 않았다. 특히 파4홀 두 번째샷 정확도가 좋지 않았다. 그래서 대부분 버디 퍼트가 중장거리였다”고 했다.

그는 1라운드를 마친 뒤 보완해야 할 것이 분명해졌다고 했다. 다름아닌 샷 셰이핑이다. 에스더는 “샷 셰이핑에 좀 더 노력해야겠다. 오늘처럼 바람이 부는 날에는 셰이핑 능력이 좋아야 바람에 대한 적응력이 더 높아질 것 같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에스더는 내년이면 고2가 된다. KLPGA 프로 테스트 응시 자격이 되는 만18세가 되려면 앞으로 2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이를 바꿔 말하면 부족한 것을 보완할 시간적 여유가 아직은 많다는 얘기다.

그는 “운동을 열심히 할 계획”이라며 “내년에는 일본 대회도 2개 정도 출전할 생각이다. 다양한 실전 경험을 쌓기 위해서다”고 했다.

그는 이어 “당장의 성적보다는 내 플레이에 집중하면서 연습한대로 코스에서 샷이 나온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그게 이번 대회의 목표”라고 말한 뒤 서둘러 연습장으로 향했다.

해남=정대균골프선임기자(golf5601@kmib.co.kr)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