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헌 주중대사 “시진핑 방한, 한·중관계 도약 좋은 계기…우호증진 노력할 것”

입력 2025-10-16 16:52 수정 2025-10-16 20:09
노재헌 신임 주중대사가 15일 베이징 대사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송세영 기자

노재헌 신임 주중대사는 1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이달 말 방한이 한·중관계가 새롭게 도약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사는 이날 베이징 서우두공항을 통해 중국에 입국한 직후 베이징특파원들과 만나 “국제질서가 엄중한 변화의 시기에 있고 한·중 관계도 여러 전환점을 맞은 가운데 중책을 맡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수교 33주년을 맞아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우호 선린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사는 “시 주석이 11년 만에 방한하게 돼 여러가지로 기대가 많이 된다”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에 맞춰 국빈 방문이 계획돼 있기 때문에 한·중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많은 현안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는 없다”며 “일단 양국 지도자 간 우호·신뢰 관계를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중 ‘무역전쟁’으로 한국기업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 대해선 “기업과 정부가 같이 협력하고 기업들이 가장 어렵게 생각하는 희토류 등 공급망 안전 확보를 위해 대사관에서도 최대한 노력을 기울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사는 한국 내 반중시위 등에 대해선 “반중 또는 반한 시위는 바람직하지 않고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양국 우호 정서를 해치는 일은 단호하게 대응하고 우호 정서를 함양하며 공공외교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노재헌 주중국대사가 16일 오후 중국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 도착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베이징특파원 공동취재단

노 대사는 이날 오후 대사관에서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주중 대사직은 전임 정재호 대사 이임 이후 9개월 가까이 공석이었다.

노 대사는 취임사에서 “경험이 별로 없는 제가 중차대한 직을 잘 수행할 수 있을까 고민도 많았다”면서도 “대사로서 훌륭한 대사관 직원 여러분들과 대한민국 안전의 최전선에 서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1992년 한·중 수교 당시 저희 선친(노태우 전 대통령)께서 수교를 담당하셨기 때문에 저 자신도 중국에 대한 존경·관심이 있다”면서 “공공외교를 펴나가는 데 있어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새 정부가 출범하고 한·중 관계에 많은 모멘텀이 생기고 있다”며 “APEC 정상회의가 보름 정도 남았는데, 11년 만의 시 주석 방한은 우리에게 굉장히 큰 기회로 다가올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펼쳐나가는 데 있어 양국이 협력과 교류를 강화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성숙하길 바란다”며 한·중 간 전략적 소통 강화, 실질적 협력관계 증진, 재외국민과 기업 보호, 양국 국민의 우호정서 증진 등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노 대사는 특히 “성숙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는 실제로 경제와 생활에 도움을 줘야한다. 한·중 경제 관계의 구조가 바뀌다보니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인공지능(AI)과 로봇, 바이오, 신에너지 등 새롭게 같이 협력할 수 있는 신성장동력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캄보디아에서 교훈을 얻듯이 재외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역할도 중요하다”며 재외국민 안전과 보호, 사건사고에 대한 신속한 대응에서 대사관의 적극적 역할을 약속했다.

중국 정부는 노 대사 부임을 환영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외교사절은 국가 간 우호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교량”이라며 “중국은 한국의 노재헌 신임 주중대사의 부임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한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촉진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며 “중국에서 직무를 수행하는 데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