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공공의료 적자 눈덩이…전북대병원 490억 손실

입력 2025-10-16 13:31 수정 2025-10-16 13:55
전북대학교병원 전경. 전북대병원 제공

전북지역 공공의료기관의 재정적자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특히 전북대학교병원이 지난해 466억원 규모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지역 거점병원을 중심으로 적자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공공의료의 지속 가능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공공의료기관 회계 관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68개 공공병원은 총 9187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이 중 17개 국립대병원은 충남대병원의 53억원 흑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적자를 기록했으며, 누적 적자 규모가 6109억원에 달했다.

전북대학교병원은 이 중에서도 466억2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재정난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국 국립대병원 평균 수준의 적자 폭으로, 고령화·의료비 상승·전문인력 이탈 등 의료계 전반의 구조적 어려움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 나온다.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실제 병원 적자 규모는 약 490억원으로, 지난해 의정 사태 장기화로 진료 공백이 이어지면서 환자와 수술 건수가 줄어 의료수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립대병원의 주요 역할 중 하나인 연구사업 추진에 따른 부대비용이 적자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진료 정상화와 경영 효율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사업 등을 통해 재정 여건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해다.

도내 지역 거점 공공병원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군산의료원이 74억7000만원, 남원의료원이 49억30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고, 고창노인요양병원도 3000만원대 소폭 적자를 냈다.

전북 공공의료기관 대부분이 인력 부족과 환자 감소로 인해 적자 확대로 까지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진 셈이다.

반면 일부 요양·정신 전문병원은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갔다.

전북 마음사랑병원은 9억2000만원의 흑자를 기록했고, 전주시립요양병원 4억4000만원, 남원요양병원 3억7000만원, 정읍시립요양병원 2억2000만원으로 흑자를 달성했다.

이는 노인성 질환 관리와 만성질환 치료 중심의 안정적 수요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김선민 의원은 “국민의 건강권을 위해 국가와 지자체가 공공병원을 운영하고 있지만, 의료 인력과 장비 부족으로 환자들이 발길을 돌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지역의사제 도입과 공공병원 전용 지불제도 개편 등 실질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공공의료 기반을 강화해 국민이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병원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주=최창환 기자 gwi122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