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티베트 히말라야 고원에서 생태계 파괴 논란을 빚은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 아크테릭스의 불꽃놀이 쇼에 대해 중국 당국이 철퇴를 내렸다. 당국은 아크테릭스에 배상 책임을 묻고, 행사를 부실하게 관리한 관련 공무원들을 대거 해임했다.
16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의 영자신문 글로벌타임스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지난달 19일 티베트 르카쩌(日喀則·시가체)시 장쯔현 히말라야산맥(해발 4670~5020m)에서 열린 불꽃놀이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행사로 인한 직접적인 수질·대기 오염은 기준치를 넘지 않았으나, 차량과 인원의 무분별한 통행으로 초원 30헥타르(ha) 이상이 훼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불꽃 쇼는 약 52초간 이어졌다.
불꽃놀이로 발생한 강한 빛과 폭음은 야생동물을 위협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행사 후 플라스틱 파편 등 잔여물이 제대로 수거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조사에서 이 행사는 관할 당국의 충분한 검토나 서면 승인 없이 진행된 ‘인위적 교란 행위’로 결론 났다.
이에 따라 당국은 장쯔현 당서기 천하오와 부현장이자 공안국장인 리지핑 등 관련 공무원 10명을 처벌했으며, 이 중 4명은 면직 처리했다. 행사 기획을 총괄한 세계적인 예술가 차이궈창 스튜디오도 조사를 받고 있다.
행사를 주관한 아크테릭스는 법에 따라 생태환경 피해에 대한 배상 및 복구 책임을 지게 됐다. 구체적인 배상액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아크테릭스는 지난달 19일, 2008 베이징 올림픽 불꽃놀이 총감독이었던 차이궈창과 협업해 승천하는 용의 형상을 불꽃으로 표현한 ‘성룽’(昇龍) 행사를 진행했다. 영상 공개 직후 “청정 자연을 파괴했다”는 거센 비판이 제기됐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