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최근 중국의 희토류 통제에 대해 15일(현지시간) “경제적 강압”이라며 동맹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맹과 적성국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인 상호관세를 부과한 미국이 희토류로 중국에 급소를 찔리자 한국 등 동맹에 손을 내민 것이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재무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의 최근 희토류 통제 조치를 규탄했다.
먼저 발언에 나선 그리어 대표는 “이번 조치는 미국만을 겨냥한 조치가 아니다. 전 세계에 적용될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비례적 보복이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한 경제적 강압의 실행”이라고 비판했다.
그리어는 중국의 희토류 통제가 반도체 등 모든 제품에 적용 수 있다며 한국을 예로 들었다. 그는 “한국에서 제조된 스마트폰이 호주에 판매될 경우 해당 기업은 먼저 중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해당 스마트폰에 중국에서 공급된 희토류가 포함된 반도체가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이번 조치에 대해 “세계 공급망을 장악하려는 중국의 더 광범위한 계획의 일부”라며 “미국은 이를 용납하지 않겠다. 우리는 유사한 입장을 표명하고 동일한 영향을 받는 동맹국들과 긴밀히 소통 중”이라고 했다.
베선트 장관도 “중국 정부 내 일부가 실망스러운 행동과 경제적 강압을 통해 세계 경제를 둔화시키려 한다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중국 경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분명히 말하지만 이는 중국 대 세계의 대결”이라며 “중국은 전 세계에 용납할 수 없는 수출 통제를 가했다”고 말했다.
베선트는 동맹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와 우리의 동맹국들은 그들의 명령과 통제를 받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베이징의 관료 집단이 글로벌 공급망을 관리하려 드는 것을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이것은 우리 동맹들에 우리가 협력해야 한다는 분명한 신호가 돼야 한다”며 이번 주 세계은행(WB)·국제통화기금(IMF) 연례총회에서 동맹들과 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베선트는 “중국이 세계가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가 되려 한다면 세계는 (중국 경제와) 디커플(분리)해야 한다”며 “세계는 디커플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위험을 줄이고(de-risk) 싶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재무장관과 통상 정책 책임자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특정 국가를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들은 중국과의 무역 협상을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 그리어 중국과의 관세 유예 협상을 거론한 뒤 “우리(미국)는 관세를 낮게 유지하고, 중국은 희토류 공급을 유지하기로 했다”며 “우리는 협정을 준수했지만 중국은 어겼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