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배구 ‘춘추전국시대’ 열릴까…경계 대상 1호는 한국전력 베논

입력 2025-10-15 17:55 수정 2025-10-15 17:57
V리그 남자부 7개 구단 감독과 선수들이 15일 서울 강남구 호텔리베라 청담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이번 시즌 프로배구 남자부는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력 평준화가 이뤄지면서 어느 한 팀도 ‘절대 1강’으로 꼽을 수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남자부 7개 구단은 15일 서울 강남구 호텔리베라 청담에서 열린 2025-2026시즌 V리그 미디어데이에서 새로운 시즌을 맞이하는 포부를 밝혔다.

올 시즌 남자부의 키워드는 ‘전력 평준화’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 못한 구단들이 비시즌 적극적으로 전력 보강에 나서며 우승 판도 예측이 어려워졌다. 국가대표 아웃사이더 히터 임성진은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KB손해보험 유니폼을 입었다. 탈꼴찌에 사활을 건 OK저축은행은 ‘디펜딩 챔피언’ 현대캐피탈로부터 전광인을 영입했다.

이날 미디어데이에서도 ‘정규리그 1위 팀을 예측해달라’는 질문에 각 구단 사령탑의 표가 분산됐다.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 한국전력이 2표씩을 얻었고, 나머지 한 표는 우리카드에 돌아갔다. 헤난 달 조토 대한항공 감독은 “코치진에게 올 시즌 예상되는 상위 3팀을 꼽아달라고 하니 모두 의견이 달랐다”며 “그만큼 경쟁이 심한 시즌이 될 것이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마우리시오 파에스 우리카드 감독은 “7개 구단의 전력이 비슷해지며 시즌 막판까지 순위를 알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쉐론 베논 에반스(한국전력)가 15일 서울 강남구 호텔리베라 청담에서 열린 2025-2026 V리그 남자부 미디어데이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KOVO 제공

가장 경계하는 새 외국인 선수로는 쉐론 베논 에반스(한국전력)가 지목됐다. 캐나다 대표팀 출신인 베논은 202㎝ 장신 공격수로, 지난달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경기 동안 67점을 올리며 주포로 활약했다. 지난 5월 열린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1순위 KB손해보험이 안드레스 비예나와 재계약을 택하자 2순위 한국전력의 선택을 받았다.

전광인은 “워낙 유명했던 선수라 기대된다”고 말했다. 마이클 아히(삼성화재)는 “베논과 하파에우 아라우주(우리카드)가 트라이아웃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V리그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칠 것”이라고 했다. 아라우주 역시 ”일본 리그 경험도 많고, 세계선수권에서의 활약이 인상 깊었다”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이 밖에 아라우주와 카일 러셀(대한항공)이 언급됐다.
신영철 OK저축은행 감독이 15일 서울 강남구 호텔리베라 청담에서 열린 2025-2026 V리그 남자부 미디어데이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KOVO 제공

이날 행사에선 이색 우승 공약도 나왔다. OK저축은행 지휘봉을 잡은 신영철 감독은 ‘통합우승을 이룬다면 광안리나 해운대 해수욕장에 선수단 전원이 입수할 수 있느냐’는 팬의 질문에 “우승만 할 수 있다면 못할 게 없다. 속옷 차림으로라도 입수하겠다”고 답했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