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신경과 더불어 정통 기독교 신앙의 핵심이 담긴 니케아신경이 오늘날 한국교회에 시사하는 바를 짚어보는 공개강좌가 열린다.
고려신학대학원(기동연 원장)이 니케아신경 채택 1700주년을 기념해 다음 달 6일 충남 천안시의 학교에서 ‘니케아신경, 우리의 고백’을 주제로 기념강좌를 연다고 15일 밝혔다.
니케아신경은 기독교의 3대 공교회 신경 중 하나로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일체 하나님에 관한 내용이 담긴 일종의 신앙 고백문이다. 325년 그리스도의 신성과 삼위일체를 부정한 아리우스의 주장을 반박하고 정통 기독교 신앙을 수호하고자 니케아공의회에서 채택됐다. 오늘날에는 삼위일체 교리를 부정, 훼손하는 이단·사이비에 맞서 교회를 하나 되게 할 정통의 신앙고백으로 여겨진다.
강좌를 주관하는 고려신학대학원의 고려교부학서원이 이날 학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기동연 원장을 비롯해 고려교부학서원 김재윤 원장과 이충만 교수, 도서관장 이성호 교수 등이 참석했다.
김 원장은 니케아신경을 살펴봄으로써 혼합주의가 만연한 현시대 속 정통 기독교 신앙을 정립할 수 있으리라 봤다. 김 원장은 “하나님 외에 다른 것도 섬기는 일종의 혼합주의와 맞닥뜨린 현재의 기독교에 ‘예수 그리스도만이 하나님이시다’라는 니케아신경의 고백은 아주 중요한 실천적 고백의 성격을 띤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특히 ‘예수 그리스도만이 하나님이시다’라는 니케아신경 속 고백으로 인해 당시 그리스도인들이 로마제국으로부터 받았던 핍박이 일제 치하 당시 신사참배를 거부하며 핍박받았던 초기 한국교회와 닮았다고 했다.
고려신학대학원이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총회는 일제 치하 당시 신사참배를 거부했던 정체성을 계승한다. 김 원장은 “기독교인들이 사회로부터 핍박받고 어려움을 당하는 낮은 자리에 설 수 있는 배경에는 니케아신경의 고백이 깔려 있다”며 “그 고백을 바탕으로 신사참배를 거부한 고신 교회 만의 전통에서 나아가 열린 신앙의 전통으로서의 니케아신경을 한국교회와 함께 생각해 본다는 것에 이번 강좌의 의의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충만 교수는 “니케아신경은 성부와 성자, 성령의 하나님이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한 분 하나님으로 계심을 찬송한 고백이다”며 “모든 조항이 우리의 구원을 위한 삼위일체 하나님의 사역에 대한 찬송이기에 오늘의 우리 교회들이 니케아신경을 고백할 때 구원의 큰 기쁨을 누릴 수 있다”고 강좌 개최 취지를 밝혔다.
이 교수는 이어 “사도신경이 서방 교회의 고백이었던 것과는 달리 니케아신경은 서방 교회뿐만 아니라 동방 교회까지 온 교회가 325년 이후 1700년 동안 함께 고백한 유일한 보편 신조이다”며 “니케아신경을 제외하고는 기독교 역사를 말할 수 없음을 이번 강좌를 통해 밝혀 신경의 교회사적 가치를 확인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기 원장은 “니케아신경은 우리가 믿는 성 삼위 하나님에 대한 신앙이 완성됐다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니케아신경을 기반으로 지금까지의 교회가 세워지고 유지된 만큼 그 중요성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른 신앙이 이단 등에 의해 흐려지는 현시대에 이번 강좌를 통해 다시 한번 더 바른 신앙이 회복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내달 열리는 강좌에서는 한국정교회 대주교인 암브로시오스 조그라포스(조성암) 박사가 ‘니케아신경, 그리스도 안의 삶의 지침’을 주제로 강연한다. 이어 유해무 고려신대원 은퇴교수가 ‘성경과 신앙고백 사이, 니케이신경의 경우’을 주제로, 서원모 장신대 교수가 ‘에큐메니컬 공의회 전통의 역사적 발전과 현대적 의미’, 차보람 성공회대 교수가 ‘니케아신경의 형성’에 관해 강연한다.
천안=글·사진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