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보다 장려… 제주도 ‘예스키즈존’ 지원

입력 2025-10-15 15:24

부모와 아이가 함께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예스키즈존(Yes Kids Zone)’ 지원사업이 제주에서 본격 추진된다.

제주도는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공모를 진행한 결과, 도내 일반·휴게 음식점 64곳이 신청했다고 15일 밝혔다.

‘예스키즈존’은 아동 출입을 제한하는 ‘노키즈존(No Kids Zone)’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아동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한 업소를 의미한다.

공모 대상은 아동용 식품을 판매하거나 유아용 의자, 식기 등 필수 용품을 갖춘 음식점이다. 1차 검토 결과 신청한 64개 업소 모두 선정 조건을 충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는 이달 중 지방보조금관리위원회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 업소를 확정하고, 업소당 3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지원금은 어린이 식사 보조용품이나 안전용품 구매에 활용된다.

제주는 가족 단위 관광객이 많은 지역임에도 일부 업소에서 아동 출입을 제한하면서 민원과 불쾌감을 호소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앞서 2016년에는 9세 자녀와 함께 제주도 내 음식점을 방문한 부모가 입장을 거절당한 뒤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하면서 노키즈존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당시 인권위는 “합리적 이유 없이 나이를 이유로 일률적으로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지만, 강제성이 없어 업소의 운영 방침을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2023년에는 제주도의회에서 ‘노키즈존 금지 조례’ 제정이 시도됐으나, 업계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제주도는 노키즈존을 직접 규제하기보다는 아동과 부모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장려하는 방식으로 접근해, 예스키즈존 지정업소에 지방보조금을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제주도가 지난해 노키즈존·키즈존 지도 공유 웹사이트를 분석한 결과, 국내 500개 이상의 노키즈존 사업장 중 약 150곳(휴·폐업 포함)이 제주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