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을 비판하며 “식용유 및 다른 무역 품목에 대해 중국과 거래를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되지만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중국이 의도적으로 미국의 대두를 사지 않고 우리 대두 농가들에 어려움을 주는 것은 경제적으로 적대적인 행위라고 믿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는 “우리는 식용유를 자체적으로 쉽게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으로부터 그것을 구입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2023년 미국의 가공유 수입에서 중국이 최대 공급국으로 집계됐고 지난해에는 이 같은 증가세는 지속됐다.
트럼프는 이날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중국이 아르헨티나산 대두를 구매하며 미국과 아르헨티나 사이를 이간질하려 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하겠다”고 답했다. 중국은 미국산 대두 구매를 중단한 뒤 아르헨티나로부터 대두를 사들이고 있다.
다만 트럼프의 엄포에도 미·중 간의 협상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이달 말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는 참석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의 정상회담도 개최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대중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중국과의 거래 중단을 거론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최근 중국의 미국산 대두 구입 중단과 희토류 통제 발표 뒤 강온 양면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트럼프는 앞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맞서 다음 달부터 100% 대중 추가 관세를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에 대해 관세 보복을 언급했다가 이튿날엔 곧바로 중국과의 관계가 잘 해결될 것이라고 말하는 등 종잡을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희토류는 중국이 세계 시장을 지배하고 있고, 미국 대두 농가도 트럼프의 전통적 지지층이다. 중국이 미국과 트럼프의 급소를 건드리자 협상 의사를 밝히면서 불만을 쏟아내는 것으로 해석된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