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아리엘 후라도의 호투와 르윈 디아즈의 결승 홈런포에 힘입어 2년 연속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진출에 성공했다. 한화 이글스와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삼성은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4차전에서 SSG 랜더스를 5대 2로 제압했다.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기록한 정규시즌 4위 삼성은 3위 SSG를 상대로 업셋(하위 팀이 상위 팀에게 시리즈 승리를 거두는 것)을 완성했다. SSG는 2023년 준PO에서 NC 다이노스에게 업셋을 허용한 데 이어, 또 한 번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이날 달구벌에선 ‘끝내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의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경기 초반은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삼성 선발 후라도와 SSG 선발 김광현의 명품 투수전이 펼쳐졌다. 먼저 균형을 깬 건 삼성이었다. 3회 말 1사 1, 2루에서 김지찬이 적시타를 때려내며 선취점을 뽑았다. 6회엔 김광현(SSG)에 이어 등판한 노경은(SSG)을 상대로 디아즈가 적시타를 터트려 2-0으로 달아났다.
SSG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8회 초 무사 1, 3루에서 박성한이 싹쓸이 2루타로 단숨에 동점을 만들었다.
결정적인 순간 디아즈가 다시 영웅으로 등장했다. 디아즈는 8회 말 2사 1루에서 우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역전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정규시즌 홈런왕(50개) 디아즈의 가을야구 첫 홈런이었다. 후속 타자 이재현 역시 좌월 솔로포를 터트리며 백투백 홈런을 완성했다. 승기를 잡은 삼성은 9회 마무리 김재윤을 올려 실점 없이 경기를 매듭지었다. 김재윤은 구대성(은퇴·3개)을 제치고 준PO 통산 최다 세이브(4개) 기록을 세웠다.
후라도는 이날 완벽한 부활투를 펼쳤다. 7이닝 동안 9탈삼진 무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작성했다. 이번 포스트시즌 2경기에서 2패를 떠안은 채 평균자책점 6.43(7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으나 극적인 반전에 성공했다.
SSG 김광현은 대기록 달성에도 웃지 못했다. 5이닝 동안 삼진 5개를 뽑아내며 1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4회 말 류지혁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포스트시즌 통산 103번째 탈삼진을 기록했다. 이 부문 1위 선동열(은퇴)과 어깨를 나란히 했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디아즈가 선정됐다. PO는 오는 17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막을 올린다.
대구=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