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장관, 보도제한 서약 거부 언론에 ‘굿바이 이모티콘’

입력 2025-10-14 21:50 수정 2025-10-14 21:52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EPA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미 국방부의 보도 제한 서약 요구를 거부한 언론사들을 ‘굿바이 이모티콘’으로 조롱했다.

13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AP통신, 로이터통신,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애틀랜틱, CNN, NPR 등 주요 언론사들은 국방부가 요구한 ‘보도 전 사전 승인’ 서약서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들 대부분은 소셜미디어에 입장문을 올렸는데, 헤그세스 장관은 일부 게시물에 손을 흔드는 모양의 ‘굿바이 이모티콘’으로 반응했다. 미국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를 훼손한다고 비판한 NYT와 WP, “우리는 이러한 제한을 근본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힌 애틀랜틱 등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에 이 이모티콘을 남겼다.

피트 헤그세스 엑스(X) 캡처

국방부는 지난달 19일 출입 기자들에게 승인받지 않은 기밀이나 통제된 정보를 허락 없이 보도하면 출입증을 박탈하겠다고 경고했다. 국방부 출입 기자들은 14일 오후 5시까지 이 내용을 담은 서약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24시간 안에 출입증을 반납하고 청사를 비워야 한다.

이에 국방부 기자단인 펜타곤언론인협회는 이 기한을 하루 앞둔 이날 성명을 내고 “회원 대다수는 국방부 정책을 인정하느니 출입증을 반납할 것”이라며 반발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평소 언론에 적대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지난 1월에는 더힐 등 4개 언론사를 펜타곤 내 상주 공간에서 내쫓고 그 자리를 트럼프 행정부에 호의적인 보도를 해온 우파 매체 원 아메리카 뉴스, 브라이트바트 뉴스 등으로 채웠다. 또 청사 내 무선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몇 안 되는 장소인 브리핑룸의 출입을 제한하고 기자들의 청사 내 이동을 제한하는 등 언론 접근권을 계속 축소해왔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