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숭용 SSG 감독 “원칙 깨고 화이트까지 불펜 대기…김광현 믿는다”

입력 2025-10-14 17:40 수정 2025-10-14 17:50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이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 라이온즈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을 앞두고 인터뷰하고 있다. 대구=최원준 기자

벼랑 끝에 SSG 랜더스가 총력전에 나선다. 이숭용 SSG 감독은 미치 화이트를 불펜에 대기시키며 강수를 뒀다.

SSG는 14일 오후 6시30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2025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4차전을 치른다. 전날 패배로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몰린 SSG는 이날 경기를 내줄 경우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진출이 좌절된다.

이숭용 감독은 경기 전 “오늘 경기 화이트가 불펜에서 대기한다”고 밝혔다. 전날 경기를 마친 후 “화이트와 김건우는 남은 두 경기에서 불펜으로 등판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던 그는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꿨다. 이 감독은 “어젯밤 투수코치가 ‘화이트가 4차전에 나가고 싶어 한다’는 말을 전했다. 그 말을 듣고 새벽 내내 고민했다”며 “오늘 화이트와 면담했는데, 1차전 난조에 대한 아쉬움을 품고 있었다. 복수하고 싶다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지금껏 선발투수는 중간에 끌어 쓰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왔고, 웬만하면 신념을 굽히지 않는다”면서도 “팀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라면 융통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연장전에 돌입하거나 김광현이 일찍 무너지는 경우 투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내야진에도 변화를 줬다. 이날 2루수로 안상현 대신 정준재가 선발 출전한다. 안상현은 전날 3회 실책으로 선취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 감독은 “경기 중간에 교체하는 것이 오히려 선수에게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정준재가 공격과 수비 모두 밸런스가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시리즈 내내 부침을 겪고 있는 타선에 대해선 여전한 믿음을 보였다. SSG는 이번 시리즈에서 평균 3득점에 그치고 있다. 이 감독은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타격감이 좋았다”며 “타격 페이스는 흐름을 타기 때문에 시리즈에 들어오면서 타격감이 떨어지지 않을지 우려했다. 걱정이 현실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돌파구를 잘 찾을 거라고 믿는다. 지금은 기술적인 조언보다 정신적인 부분에서 힘이 돼주는 게 감독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시리즈 3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 올린 고명준에 대한 기대도 언급했다. 이 감독은 “조금 전 고명준에게 ‘오늘은 경기 초반에 홈런을 치자’고 했더니 ‘알겠다’고 하더라”며 웃어 보였다.

이날 SSG 선발 마운드엔 베테랑 김광현이 오른다. 이 감독은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 김광현을 4차전에 투입한 게 신의 한 수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 동안 어려운 순간마다 김광현이 영웅으로 등장했다. 오늘도 잘 막아줄 것으로 믿는다”고 신뢰를 표했다.

마지막으로 이 감독은 “벼랑 끝에 몰렸다. 1승 1패 상황에서 3차전 승리팀이 100% 확률로 PO에 진출했다는 사실도 안다”며 “100%의 확률을 깨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오늘 반드시 승리해서 인천으로 간다”고 각오를 밝혔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