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최초로 네 시즌 연속 꼴찌에 머물렀던 서울 삼성이 명가 재건을 위한 신무기를 꺼내들었다. 양질의 3점슛을 앞세운 ‘양궁 농구’를 새로운 팀 컬러로 내세웠다.
삼성은 14일 현재 2025-2026 KBL 정규리그 4경기에서 전 구단 중 가장 많은 평균 14개의 3점슛을 터뜨리고 있다. 평균 3점슛 성공률은 절반에 가까운 47.5%(118회 중 56회 성공)에 육박한다. 시즌 극초반이긴 해도 두 자릿수 3점슛에 성공률 40%를 넘긴 팀은 삼성밖에 없다.
삼성은 최하위에 머문 지난 네 시즌 동안 외곽슛 부재라는 약점을 보였다. 2021-2022시즌 평균 3점슛(6.8개)과 성공률(30%)이 모두 최하위에 그쳤고, 이후에도 3점슛 관련 기록은 하위권에만 머물렀다. 지난 시즌엔 평균 8.2개(7위)로 3점슛 개수가 늘어났으나, 외곽포로 재미를 보는 팀이라 보긴 어려웠다.
김효범 삼성 감독은 올 시즌 초반부터 선수들에게 적극적인 3점슛 시도를 주문했다. 실책을 저질러 손쉽게 공격권을 내주는 것보다는 슛을 하나라도 더 던져 득점 확률을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3점슛에 특화된 이적생들이 팀에 새롭게 합류한 것도 긍정적 요인이다.
부산 KCC에서 이적한 슈터 이근휘는 4경기 평균 3점슛 3.3개에 성공률 59.1%를 자랑하며 삼성 외곽 공격 선봉에 섰다. 최현민(2.5개)과 아시아쿼터 선수 저스틴 구탕(2.3개)도 외곽에서 화력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외국인 선수 앤드류 니콜슨도 3점슛을 1.8개씩 넣고 있다. 니콜슨은 대구 한국가스공사에서 뛰었던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가장 많은 3점슛(평균 2.5개)을 기록했다. 이밖에 주축 가드로 활약 중인 이대성, 최성모(이상 1.3개) 등도 언제든 3점슛을 주무기로 내세울 수 있는 자원이다.
3점슛을 앞세운 삼성은 시즌 초반 리그에서 가장 많은 평균 득점(82.3점)을 해내고 있다. 외곽포 위주의 공격을 퍼부은 결과다. 다만 리바운드(30.3개)가 리그에서 가장 적은 건 고민거리다. 탈꼴찌의 꿈을 이루려면 3점슛이 터지지 않는 경기에도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