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을 두고 여야가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김 실장은 김일성 추종세력과 연결돼 있다”고 주장하자 더불어민주당은 “논리 비약”이라고 반발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김미희 전 통합진보당 의원과 단일화해 승리한 바 있다”며 “이후 이 대통령이 경기동부연합과 어떤 관계인지 지속해 의문이 제기돼왔다”고 했다.
박 의원은 김 전 의원의 선거법 재판 판결문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김 전 의원은 식사모임을 방문해 선거운동을 하고 그 식사 대금을 지불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는데 위반 행위에 김현지가 깊이 관여돼 있었다”며 “재판부는 김 전 의원이 김 실장의 연락을 받아 식사 모임을 방문한 사실을 인정하며 둘의 관계를 판결문에 적시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또 “김현지가 김 전 의원에 유리한 증언을 해 감형받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도 확인됐다”며 “김현지는 직접 2심 법정에 나가 증언해 1심에서 인정된 범죄 혐의 사실을 부인하는 취지로 증언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전 의원의 남편 백승우씨는 경기동부연합의 핵심 세력”이라며 “경기동부연합, 통합진보당, 김현지, 이재명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짐작할 수 있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재명 정부의 실세 중의 실세로 꼽히는 김 실장이 경기동부연합과 연결돼 있다는 것은 소름 끼치는 일”이라며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민주당은 박 의원의 주장이 “합리적 의심이 아닌 망상”이라고 비판했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김 실장이 특정 인사와 안면이 있다는 사실을 종북세력과의 연계로 몰아간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며 “그 논리대로라면 1972년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을 북한에 밀사로 보낸 박정희 대통령은 ‘김일성 추종 세력의 정점’이라도 된다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김 원내대변인은 “박 의원은 20년 전 판결문을 들고 혹세무민의 양념을 쳐서 새 메뉴인 양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그 역한 냄새까지 숨기진 못했다”며 “혐중도 모자라 유통기한 한참 지난 색깔론까지, 과거의 망령을 소환하는 정치에 국민은 신물이 난 지 오래”라고 비판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