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시신 인도 두고 충돌…하마스 내부 배신자 색출도

입력 2025-10-14 15:44
13일(현지시간) 하마스가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이스라엘 인질을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에 넘기는 과정에서 복면으롤 무장한 전투 대원들이 도열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의 새벽이 시작됐다”며 가자지구 휴전 1단계 합의에 역사적 의미를 부여했지만 시신 인도 과정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등 잡음이 불거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이스라엘 보건부는 이날 하마스가 적십자를 통해 전달한 시신 4구를 인도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12일 이스라엘은 수감자 1968명을 석방했고 하마스는 생존 인질 20명을 전원 석방했다.

다만 협정에 따라 인도하기로 했던 사망 인질 28명 중 4명만이 우선 인도됐다. 하마스는 오랜 전쟁으로 72시간 만에 모든 시신을 찾아 인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은 즉각 반발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시신 4구만 송환된 것은 협정 의무를 지키지 않은 것”이라며 “어떤 지연이나 의도적 회피도 명백한 협정 위반으로 간주할 것이며 그에 상응하는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마스 내부에서는 배신자 색출까지 이뤄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과 오랜 전쟁으로 세력이 약해진 하마스가 가자에서 영향력을 되찾으려 애쓰고 있다며 지난 10일 휴전이 발효된 뒤 자신들에게 도전한 세력 중 최소 33명을 처형했다고 보도했다. 가자의 한 보안당국자는 로이터에 “하마스가 한 가문과 연계된 범죄조직 구성원 32명을 사살했으며 그 중 하마스 대원 6명도 숨졌다”고 말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인질과 수감자를 석방해 교환한 13일엔 하마스로 보이는 세력이 가자지구 주민을 처형하는 영상이 SNS상에 올라왔다. 영상에는 가자지구의 한 거리에서 복면한 무장 대원들이 최소 7명의 남성을 거리에서 무릎 꿇린 뒤 기관총으로 총격을 가하는 모습이 담겼다.

하마스와 연계된 텔레그램 계정 ‘팔레스타인 홈 프런트’는 “적의 간첩 활동과 저항세력 대원의 암살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진 여러 부역자와 정보원이 가자시티에서 체포됐다”고 밝혔다. 해당 계정은 “보안군과 저항세력은 가자 북부에서 남부 전역에 걸쳐 부역자와 정보원을 색출하기 위한 광범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역시 당장은 하마스에 치안을 맡기겠다는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그들은 문제를 멈추길 원하고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해왔다”며 “우리는 그곳이 안전하길 바란다. 잘될 거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