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특정 플랫폼에 투자할 것을 권유하는 내용의 가짜 AI 뉴스 영상이 확산해 경찰이 내사(입건 전 조사)에 나섰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인공지능 기반 투자 플랫폼을 빙자한 사기 웹 사이트 ‘EquiloomPRO(이퀄룸)’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고 14일 밝혔다. 이퀄룸은 매달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며 SNS에 AI로 만든 동영상과 인터뷰 등을 게시했다.
동영상에는 앵커가 등장해 이퀄룸을 마치 정부가 인증한 투자처인 것처럼 소개한다. 이어 이 대통령이 나와 “삶을 바꿀 기회”라며 “월 30만원 투자 시 2400만~3000만원을 벌 수 있다고 보장한다”고 말한다. 영상 중간에는 이 대통령이 아예 어법에 맞지 않는 말을 하거나 발음을 어눌하게 하기도 한다. 한국어가 능숙하지 않은 외국인이 AI를 활용해 영상을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또 다른 영상에도 이 대통령의 얼굴과 목소리가 도용됐다. 해당 영상에서 이 대통령은 “18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투자로 큰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인터뷰한다.
이퀄룸은 이처럼 AI 가짜 뉴스를 앞세워 공식 사이트에 방문해 이름, 이메일, 휴대전화 번호 등을 입력한 후 최소 35만원 이상의 금액을 입금하라고 권유하고 있다.
경찰은 최근 사건을 자체적으로 인지, 이 대통령의 얼굴과 목소리가 도용됐다는 점에서 사안이 심각하다고 보고 지난 13일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이 확인한 동영상과 인터뷰는 모두 합해 2건 정도”라고 전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