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 보러 갈까?”… 근무 중 음주, 접대 의혹 제주 판사들 국감 증인 채택

입력 2025-10-14 13:43 수정 2025-10-14 17:17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조희대 대법원장을 상대로 제주지법 소속 판사들의 비위 행위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국감 중계 화면 캡처.

근무시간 중 음주와 노래방 소란으로 논란을 빚은 제주지방법원 소속 부장판사 3명이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들 중 한 명은 룸살롱 접대 의혹까지 받고 있어 파장이 커지고 있다.

14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실에 따르면, 전날 시작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해당 판사들이 추가 증인으로 포함됐다.

문제가 된 사건은 지난해 6월 발생했다. 당시 제주지법 판사 3명은 국외 전출을 앞둔 행정관의 송별회를 이유로 근무시간 중 법원 인근 식당에서 술을 마신 뒤, 노래방으로 갔다.

술을 팔지 않는 노래방의 업주는 판사 일행에게서 술 냄새가 나자 “나가 달라”고 했고, 시비가 붙어 경찰까지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들은 경찰이 돌아간 뒤 또 다른 노래방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판사들은 평일 근무시간 중 휴가를 내지 않은 상태였다.

사건은 법원 내부 관계자의 제보로 외부로 알려졌다. 법원 감사위원회는 지난달 사건을 심의해 판사들에 대해 ‘품위 유지 위반’으로 경고 조치를 의결했다. 제주법원장은 해당 법관들에게 주의 조치를 내리고, 유감을 표명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지방법원 판사들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판사 일행 중 A부장판사는 룸살롱 접대 의혹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전날 국감장에서 A판사와 한 변호사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를 공개했다.

공개된 대화에는 변호사가 A판사에게 “오늘 2차는 스윽 애기 보러 갈까?”라고 물었고, A판사가 “아유, 좋죠, 형님”이라고 답한 내용이 들어 있었다. 변호사가 유흥업소 종업원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카톡 내용도 공개됐다.

서영교 의원은 “제주 판사들이 이야기한 내용을 알려드리겠다”며 관련 메시지 내용을 영상으로 띄운 뒤, 조희대 대법원장과 대법원장 직속 최진수 윤리감사관에게 “저런 판사들을 그대로 두냐?”고 질타했다.

현재 A판사는 수도권 법원으로 인사발령돼 근무 중이다.

또 다른 판사 한 명은 직권남용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된 상태다.

국회는 룸살롱 접대 의혹 등을 받는 A판사에게 오는 20~21일 이틀간 국감 출석을 통보했다. 근무시간 음주소동에 연루된 나머지 2명의 부장판사도 21일 증인으로 출석을 통보받았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