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창업주의 고향인 울산에 한 약속 불이행으로 기업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울산시는 KTX울산역에 복합환승센터 조성을 추진하던 롯데가 10년 만에 사업 철회를 공식 결정하고 통보를 받았다고 14일 밝혔다.
사업 주체였던 롯데울산개발은 지난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울산시 울주군 삼남면의 복합환승센터 토지 3만7732㎡와 주차장 시설물 등의 처분 내용을 담은 ‘비유동자산 처분결정’ 보고서를 공시했다.
매도가격은 2016년 울산도시공사로부터 매입했던 금액과 동일한 561억 2273만원이다. 롯데는 매입 당시 금액으로 되팔고 주차시설도 함께 반납한다.
KTX 울산역 복합환승센터 사업은 총 3125억원을 투입해 KTX 울산역세권 7만 5480㎡(롯데 소유 3만 7732㎡, 한국철도공사 소유 3만 7748㎡) 부지에 환승센터와 판매시설, 테마형 쇼핑몰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롯데울산개발은 지난 2015년 6월 울산시에 사업 제안서를 제출하며 사업이 본격화됐다. 처음 계획대로라면 2018년에 이미 영화관, 쇼핑몰 등을 갖춘 복합환승센터가 완공했어야 한다.
하지만 롯데는 낮은 수익성을 이유로 사업계획을 2차례 바꾼데 이어 2019년에는 주상복합아파트 건립 요구 등 수 차례 개발계획 변경, 조건부 사업 철회 파문 등으로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다.
롯데는 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 외에도 창업주의 고향 울산과 인연을 지속하겠다는 약속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롯데 측은 신격호재단을 만들어 아트센터를 짓기로 한 삼산·여천매립장 부지는 거액을 받고 울산시에 매각했고,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한 삼동 롯데별장도 감감무소식이다.
롯데는 울산 내에서 화학업체와 유통·호텔업체를 포함해 8개 계열사 15개 사업장을 운영중이다.
울산의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롯데가 울산에서 벌이는 행태는 시민 편익보다는 울산 시민을 기만하며 기업 수익 극대화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