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출혈성대장균 32% 급증… “도축 시설 현대화·수입검사 강화 시급”

입력 2025-10-14 10:43
기사의 본문과 관련 없는 자료사진. 연합뉴스

오염된 쇠고기나 돼지고기 등이 감염원으로 꼽히는 장출혈성대장균(EHEC)과 E형 간염 환자 수가 급증하는 가운데 국내외 축산물에 대한 위생 검사와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병관리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국내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환자 수는 36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환자 수(274명)보다 32% 큰 규모다. 지난 8월까지 E형 간염 환자 수도 총 551명으로 집계됐다. 이런 추세가 지속할 경우 올해 E형 감염 환자 수는 약 830명으로 지난해 전체 감염자 수(756명)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질병들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유입 사례도 증가 추세다. 2023년부터 올해 8월까지 해외에서 유입된 E형 간염 바이러스와 장출혈성대장균 감염 사례는 각각 22건과 18건으로 집계됐다. 미국산 쇠고기와의 감염 관련성도 거론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송 의원에게 제출한 미국산 쇠고기 장출혈성대장균 검출 관련 리콜 횟수는 1997년부터 올해 2월까지 77건으로, 이 중 69%(53건)가 분쇄육(잡육)이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노후 도축 시설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도축장 69개소 가운데 20년 안에 지어진 것은 13%(9개소)에 불과했다. 지은 지 30년 지난 도축장은 59.4%, 40년 넘은 도축장도 33%를 차지했다. 50년 이상 된 곳도 13%였다.

송 의원은 “미국에서 발생한 장출혈성대장균 리콜 실적 중 69%가 쇠고기 분쇄육에 의한 것인데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입 제한을 해지해 달라는 미국 축산업계 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출혈성대장균, E형 간염 등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만큼 도축시설 투자를 늘리고 관련 종사자들의 검진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