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캄보디아 오지마, 한국인 몸값 제일 비싸” 한인선교사의 당부

입력 2025-10-14 10:12
캄보디아 범죄단지에 감금됐던 한국인 남성이 보냈던 구조요청 메시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캄보디아에서 납치·감금되는 한국인 피해가 잇따르자 현지에서 이들 수십 명을 구조해 온 선교사가 “현지에 젊은 한국인이 할 일은 없다. 제발 오지 말라”고 호소했다.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교민회장인 오창수 선교사는 13일 YTN라디오에서 “제발 캄보디아에 오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며 “저개발 국가에서 1000만원을 한 달에 벌 수 있는 직업은 없다. 한국 사람이 1000만원이 아니라 1000불(142만7700원)을 벌 수 있는 직장도 거의 없다”고 했다.

이어 “혹해서 동남아까지 와서 강제적으로 갇혀 날마다 고문당하고 두들겨 맞는다”며 “구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한민국 청년이 캄보디아에 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 선교사는 이미 올해에만 50명이 넘는 한국인을 구조했다. 그에 따르면 피해자 대부분은 온라인 구직 광고를 통해 유인돼 캄보디아로 들어온다. 입국하자마자 여권을 압수당하고 폭행과 협박에 시달리며 보이스피싱이나 불법 도박 운영에 강제로 동원되는 것이다.

오 선교사는 “한국인 몸값이 제일 높다. 보이스피싱 수익을 잘 내기 때문”이라며 “그러니 한국인을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에 1만 달러(약 1430만원)가 넘는 값으로 팔아버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캄보디아 남부 깜폿주의 보코산에서 한국인 대학생이 중국 조직에 납치·감금돼 고문 끝에 숨진 사건에 대해서도 “이미 중국 흑사회 조직이 온라인 범죄 거점으로 만든 곳”이라며 “파피용도 탈출하지 못할 정도의 요새 같은 곳이다. 아직도 그 안에 구조를 기다리는 한국인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선교사는 “코로나19 전후로 캄보디아로 범죄조직이 늘었다”며 “보이스피싱, 주식 사기 리딩방, 로맨스 스캠 같은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범죄가 캄보디아나 제가 있는 남부 항구 도시 시아누크빌 안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선교사는 “코리안데스크가 설치돼서 경찰 공권력이 캄보디아 경찰 등과 같이 합동으로 일을 할 수 있다면 여러 가지 범죄가 어느 정도 근절될 것”이라고 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