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갈등이 다시 불붙은 가운데 국내 거래소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원·달러 환율보다 높은 15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특히 일부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순간 평소 가격의 7배까지 치솟기도 했다.
14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대표적 달러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 1개는 전날 오후 3시30분 기준 1505원에 거래됐다. 이는 같은 시각 주간 거래를 마친 원·달러 환율(1425.8원)보다 5% 이상 높은 수준이었다.
지난 10일 밤에는 업비트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인 월드리버티파이낸셜유에스디(USD1) 1개 가격이 장중 1만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전날 종가(1465원)의 6.8배나 폭등해 스테이블코인과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같은 날 테더(USDT)는 장중 1655원까지 치솟은 뒤 사흘째 1500원대를 웃돌았다. 테더는 업비트에 상장된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으로 1650원을 넘겼다. 이튿날 새벽 빗썸에서는 테더 1개 가격이 5755원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다른 달러 스테이블코인인 유에스디코인(USDC)도 이날 장중 1647원까지 뛰었고, 전날까지 1500원대로 비슷한 양상이다.
달러 스테이블코인 가격 상승에는 우선 국내 거래소의 코인 가격이 해외 거래소보다 높게 형성되는 ‘김치 프리미엄’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10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으로 해외 거래소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국내 거래소 가격과 차이가 벌어져 결과적으로 김치 프리미엄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해외 가상자산 선물 투자자의 수요 급증도 또 하나의 배경으로 꼽혔다. 해외 거래소 청산을 막으려 국내에서 원화로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구매해 송금하려는 수요가 몰리며 순간 가격이 뛰었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해외 거래소에서 선물 등 레버리지 투자를 한 국내 투자자가 갑작스러운 마진콜로 증거금을 납입하기 위해 테더 구매를 늘렸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