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LoL 월드 챔피언십 스위스 스테이지에 합류할 마지막 팀은 어디일까.
14일(한국시간) 중국 베이징 스마트 e스포츠 센터에서 2025 LoL 챔피언십이 플레이-인 스테이지와 함께 개막한다. 이날 경기에서는 LCK 4번 시드인 T1과 LPL 4번 시드 팀인 인빅터스 게이밍(IG)이 맞붙는다. 승리 팀만 상위 라운드인 스위스 스테이지에 합류하는 구조다. 패배하면 곧바로 짐을 싸서 돌아가야 한다.
2년 전 월즈 마지막 무대에서 맞붙었던 두 선수, ‘페이커’ 이상혁과 ‘더샤이’ 강승록이 이번엔 첫 번째 무대에서 만난다. 2023년 고척돔을 수놓았던 두 선수의 소속팀은 정규 시즌을 잘 풀어나가다가 마지막 플레이오프에서 미끄러져 나란히 4시드가 됐다.
T1은 올해 LCK 정규 시즌을 3위(20승10패)로 마무리했으나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한화생명e스포츠에 지면서 4시드로 밀려났다. IG도 정규 시즌 동안 11승3패를 기록해 2위로 완주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2연패로 조기 탈락했다. 이들은 월즈 지역 대표 선발전에서도 TOP e스포츠(TES)에 패배하면서 4시드 결정전까지 밀려났다가 징동 게이밍(JDG)을 꺾고 가까스로 4시드를 거머쥐었다.
두 팀은 팀 컬러도 닮았다. 올해 SOOP에서 LPL 국내 해설을 맡았던 하광석 해설위원은 “IG는 경기력의 평균점이 높거나 안정적인 팀은 아니다. 선수들의 기량에 고저가 있었다”면서 “정규 시즌 막바지에 기대치가 많이 올라갔으나 플레이오프에선 밴픽과 인게임 플레이 모두 아쉬움이 있었다. 결국 4시드가 됐다”고 말했다. T1이 LCK에서 받았던 평가와 비슷하다.
하 해설은 “서커스(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플레이)를 하는 측면에서 IG는 T1과 비슷한 점이 있다. IG의 별명이 ‘원조 서커스단’ ‘인천 서커스단’이었다. 팀의 고점이 발휘된다면 역으로 3대 0 승리도 거둘 수 있는 팀이 IG다. 하지만 많은 분의 예상처럼 T1이 3대 0 승리를 거두는 그림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T1의 우위가 점쳐지지만, 경기력 고저가 큰 두 팀의 특징 때문에 박빙의 승부 또는 IG의 업셋을 예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한화생명e스포츠 ‘피넛’ 한왕호는 13일 국민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T1이 최근 몇 년 동안 월즈에서 정말 강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LPL 상대로 정말 강했다”면서도 “올해는 일정상 IG가 더 많이 연습한 걸로 알고 있다. 중국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홈 어드밴티지도 누릴 수 있을 것 같다. 승률은 서로에게 반반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핵심은 바텀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IG의 원거리 딜러 ‘갈라’ 천 웨이는 월즈 지역 대표 선발전에서 원 맨 캐리에 가까운 활약을 펼쳤다. 하 해설은 “IG의 강점은 원거리 딜러 중심의 캐리 플랜이 있다는 점이다. 시즌 후반기에 ‘갈라’의 폼이 굉장히 좋았다”면서도 “하지만 중후반에 게임을 뒤집는 클러치 능력은 T1이 우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T1도 바텀부터 승리 플랜을 세우는 팀. 이들 역시 바텀 싸움이 시리즈 승패를 좌우할 것임을 직감하고 있다. ‘구마유시’ 이민형은 지난 9일 중국 출국을 앞두고 만난 자리에서 “‘갈라’ 선수가 최근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플레이-인 경기도 바텀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균 감독도 “최근 IG의 경기를 보면서 ‘갈라’가 정말 잘한다고 느꼈다. 가장 의식하게 된다”고 말했다.
양 팀 모두 큰 경기에 강한 면모, 이른바 ‘유관력’은 충분하다. T1엔 월즈 5회 우승자 이상혁이 버티고 있다.‘오너’ 문현준과 이민형, ‘케리아’ 류민석도 최근 2연속 월즈 우승을 경험했다. IG는 강승록과 ‘루키’ 송의진이 2018년 월즈, ‘메이코’ 톈 예가 2021년 월즈 우승자다. ‘웨이’ 옌 양웨이와 ‘갈라’ 역시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백투백 챔피언 출신이다.
T1과 IG 양대인 감독 간의 서사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2021년 T1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 담원 기아에 전력분석관으로 합류한 양 감독은 담원 기아가 그해 월즈 준결승전에서 T1을 꺾는 데 일조했다. 2023년에는 T1이 월즈 결승전에서 양 감독의 웨이보 게이밍(WBG)을 3대 0으로 꺾고 우승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