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서 숨진 대학생, 같은 대학 선배 꾐에 넘어가”

입력 2025-10-13 16:26 수정 2025-10-13 16:28

캄보디아에서 고문을 당하다 사망한 한국인 대학생은 같은 대학 선배의 꾐에 넘어가 범행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현지 범죄조직과 연결돼 있는 ‘점조직’ 형태의 국내 연계조직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했다.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대포통장 모집책 20대 홍모씨의 윗선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홍씨는 캄보디아에서 숨진 박모(22)씨의 대학 선배로, 둘은 충남에 있는 대학에 재학 중이었다. 박씨는 홍씨의 소개로 캄보디아로 출국하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홍씨가 점조직 형태의 조직에서 활동한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통신 기록·계좌 거래 내용 등을 통해 국내외 추가 범행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지난달 구속기소 된 홍씨에 대한 첫 재판은 다음 달 13일 대구지법 안동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사망한 박씨는 지난 7월 17일 “현지 박람회를 다녀오겠다”며 캄보디아로 출국했다. 그러나 3주 뒤인 지난 8월 8일 깜폿 보코산 인근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경찰은 사인을 ‘고문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숨진 박씨를 모집한 조직과 캄보디아 현지 범죄 조직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는지 관련 정황들을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텔레그램 ‘범죄와의 전쟁2’ 운영진 ‘천마’는 박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마약을 강제로 흡입한 뒤 캄보디아에 오게 된 경위를 일당에게 설명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천마는 “홍씨 소개로 박씨가 대포통장 명의자로 캄보디아로 넘어간 뒤 5700만원 금원(돈)에 사고(인출)가 발생해 폭행과 감금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