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서 숨진 한국 대학생…같은 대학 선배가 모집책 역할”

입력 2025-10-13 16:25


캄보디아에서 고문당해 숨진 한국인 대학생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현지 범죄조직과 연결된 국내 연계조직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국내 연계조직은 점조직 형태로 활동해 수사망을 피해 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은 관련 국내 대포통장 모집책 수사를 윗선으로 확대하고 있다.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대포통장 모집책 홍 모(20대) 씨의 윗선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홍씨가 속한 조직은 점조직 형태로 활동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통신 기록·계좌 거래 내용 등을 통해 국내외 추가 범행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숨진 대학생 박 모(22) 씨는 지난 7월 17일 “현지 박람회를 다녀오겠다”며 캄보디아로 출국했다가 3주 뒤인 8월 8일 깜폿 보코산 인근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경찰은 사인을 ‘고문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숨진 박씨를 모집한 조직과 캄보디아 현지 범죄 조직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는지 관련 정황들을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충남에 있는 대학에 재학 중이었던 박 씨는 같은 대학에서 만난 선배 홍 씨 소개로 캄보디아로 출국하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구속기소된 홍씨에 대한 첫 재판은 오는 11월 13일 대구지법 안동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앞서 텔레그램 ‘범죄와의 전쟁2’ 운영진인 ‘천마’는 생전 박 씨가 캄보디아에서 촬영된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영상에는 박 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마약을 강제로 흡입한 뒤 캄보디아에 오게 된 경위를 일당에게 설명하는 장면이 담겼다.

천마는 해당 영상을 소개하는 글에서 “홍 씨 소개로 박 씨가 대포통장 명의자로 캄보디아로 넘어간 뒤 5700만원 금원(돈)에 사고(인출)가 발생해 폭행과 감금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르면 20일쯤 공동 부검을 위해 캄보디아 현지로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의 성격상 해외에서 발생한 국외 범죄로 국내 수사로는 한계가 있다”며 “외교 경로를 통한 적극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