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감금된 것 같다” 충북서도 ‘캄보디아 납치’ 신고

입력 2025-10-13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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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예천 출신의 대학생이 캄보디아에서 납치돼 사망한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충북에서도 20대 3명이 감금된 것으로 의심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들은 지난 8월 출국했다.

1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아들이 캄보디아에 감금된 것 같다. 경찰에 신고하지 말라고 한다”는 취지의 신고가 지난 9일 접수됐다. 신고자는 아들 A씨의 부모 B씨로 알려졌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들이 동갑인 남성 지인 2명과 함께 캄보디아로 여행을 갔다가 프놈펜의 한 건물에서 감시받고 있다며 카카오톡으로 연락해왔다”고 진술했다.

A씨는 자신과 일행들의 통장이 자금세탁에 이용되고 있어 계좌가 정지되면 신변이 위험해질 수 있으니 계좌 관리에 유의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계좌는 최근 국내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부모에게 주위 상황을 명확히 언급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부모와는 카카오톡을 통해 수시 연락이 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된다.

경찰은 A씨가 지난 8월 6일 캄보디아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했다. 동행한 지인 2명의 정확한 신원과 행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경찰은 A씨가 부모에게 “현지 공항에서 한국인 인솔자를 따라갔다가 감시당하게 됐다”는 취지로 발언한 점을 고려, 현지 범죄에 가담하기 위해 출국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일단 A씨를 실종자로 등록하고 조만간 캄보디아 경찰 당국에 신병 확인을 위한 공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A씨가 감금 피해자인지, 범죄 피의자인지 단정하기 어렵고 동행한 지인 2명이 있는지도 확실치 않은 상황”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전반적인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최근 캄보디아 출국 후 행방을 확인할 수 없다는 취지의 신고가 전국 곳곳에서 접수되고 있다. 경북경찰청에는 지난 8월19일 캄보디아로 출국한 30대 C씨가 연락이 끊겼다는 신고가 지난 8월 22일 접수됐다. C씨는 출국 후 연락이 끊겼다가 닷새 후인 24일 텔레그램 영상 통화로 “2000만원을 보내주면 풀려날 수 있다”고 전한 후 다시 연락이 두절됐다. 경북 지역에서 캄보디아 출국 후 실종됐다는 신고는 이번 사건과 예천 대학생 사건을 포함해 총 7건 접수됐다.

광주경찰청도 유사한 신고를 접수해 수사에 나섰다. 광주 광산구에 거주하던 D씨는 지난 6월쯤 태국을 거쳐 캄보디아로 출국한 후 연락이 두절됐다. 경찰은 D씨의 가족이 지난 8월 접수한 신고에 따라 수사에 나섰다. D씨의 마지막 통신 기록은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확인됐다. 광주 북부경찰서도 20대 E씨 가족의 실종신고를 접수받아 소재를 파악 중이다. 경찰은 올해 4월 E씨가 캄보디아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하고 외교부에 재외국민 체류 사실 확인을 요청했으나 회신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