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제주지역에 이례적인 무더위가 나타나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2일 서귀포 낮 최고기온이 31.7도를 기록해 10월 일최고기온 극값을 경신했다.
이는 지난 7일 기록된 31.3도를 불과 5일 만에 넘어선 것으로, 이달 7일과 12일의 기온은 1964년 10월 5일 30.9도 이후 61년 만의 최고치다.
같은 날 성산에서도 29.5도를 기록하며, 10월 중 세 번째로 높은 기온을 나타냈다.
이달 들어 제주지역은 연일 28도를 웃도는 기온을 보이고 있다.
1일 28.2도를 시작으로 추석 당일인 6일에는 28.9도까지 올랐고, 지난 주말에도 28~29도의 초여름 날씨가 지속됐다.
이 같은 늦더위로 인해 지역 의류 매장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의 민생쿠폰 정책으로 소비 심리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날씨에 민감한 가을 의류 판매는 부진한 상황이다.
옷 가게들은 신상품 진열 시기에도 불구하고, 여름 옷을 치우지 못한 채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제주시 일도2동에서 10년째 옷 가게를 운영 중인 이모(45)씨는 “날씨 때문에 손님이 와도 셔츠나 블라우스를 사 가는 정도”라며 “추석 전후 가을 옷 판매량이 예년에 크게 못 미친다”고 말했다.
가정에서도 옷장 정리를 미루는 분위기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긴 연휴 동안 옷장 정리를 하려 했는데, 더위 탓에 하지 못하고 출근했다”는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늦더위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제주는 서해상에서 이동하는 정체전선과 저기압의 영향으로 오는 16일까지 5~40㎜의 비가 예상되며, 낮최고기온은 26~30도로 평년보다 5~6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는 오늘 30도까지 오르고, 내일(14일)은 아침최저기온 22~24도, 낮최고기온은 26~28도가 예상된다.
기상청은 “고기압의 영향으로 일사량이 많고 바람이 약해 기온이 평년보다 4~5도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