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대학생 살인’ 중국인, 2년 전 ‘대치동 마약음료’ 연루설

입력 2025-10-13 09:39 수정 2025-10-13 10:23
'온라인 스캠' 범죄조직과 전쟁에 나선 캄보디아 당국 합동단속반이 지난 8월 캄포트주에서 펼친 단속 작전에서 체포한 중국인들을 캄보디아 국영 AKP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학생을 고문 끝에 숨지게 한 용의자 중 한 명이 2년 전 발생한 서울 대치동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에 가담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용의자는 아직 검거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12일 캄보디아 국영 AKP에 따르면 캄보디아 캄포트주 지방법원 검찰청은 10일(현지시간) 중국인 3명을 살인 및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캄포트주 보코르산 인근에서 20대 한국인 대학생 박모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인 대상 범죄를 추적해온 자경단 ‘천마’는 박모씨를 살해한 주범으로 중국인 리모(34)씨를 지목했다. 박씨에게 마약 투약을 강요하고 박씨를 고문하는 장면을 영상으로 촬영한 것도 리씨라고 천마는 덧붙였다. 마약 전과가 있는 리씨는 아직 검거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스캠' 범죄조직과 전쟁에 나선 캄보디아 당국 합동단속반이 지난 8월 캄포트주에서 펼친 단속 작전에서 체포한 중국인들을 캄보디아 국영 AKP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천마는 리씨가 2023년 4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발생한 마약음료 사건 당시 유통총책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서 무료 시음회를 가장해 학생 13명에게 필로폰을 섞은 ‘마약 음료’를 나눠준 사건이다.

박씨와 함께 구금됐다가 구조된 한 생존자는 “(박씨가) 너무 맞아서 걷지도, 숨을 쉬지도 못하는 상태였으며 병원으로 이송 중 사망했다”고 증언했다. 현지에선 박씨가 숨지기 전 인신매매까지 당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제보를 받아 확인하기 위해 운영자(천마)와 접촉해 영상과 관련 내용을 청취한 사실이 있다”면서도 “대치동 마약 연루 부분은 전혀 아는 바 없고, 말한 사실이 없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경북경찰청은 박씨를 캄보디아로 유인한 국내 대포통장 모집책 1명을 지난달 사기 등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