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현대차 HMGMA 공장, 단속 앞서 인명사고로 구설”

입력 2025-10-13 07:29 수정 2025-10-13 10:08
미국 이민당국이 공개한 지난달 7일 현대차-LG엔솔 이민단속 현장. 연합뉴스

미국 이민 당국의 단속으로 한국인 300여명이 체포됐다가 석방된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복합단지 건설 현장이 단속 이전부터 잇따른 인명 사고로 논란을 빚어 왔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22년 착공 이후 지금까지 건설 노동자 3명이 숨졌는데, 총사업비가 76억 달러(약 10조9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건설 현장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해도 이 같은 인명 사고는 높은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첫 인명 사고는 착공 행사 약 6개월 뒤인 2023년 4월 발생했다. 도장 공장의 철골 구조물 위에서 철재 빔 설치 작업을 하던 하도급 소속 30대 노동자가 18m 높이에서 추락했으며, 안전 로프를 착용했지만 철골 모서리에 로프가 절단돼 참변으로 이어졌다.

이후 두 건의 사망 사고는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건설 현장에서 각각 3월 지게차 충돌, 5월 지게차 적재 화물 낙하로 발생했다.​

미 직업안전보건청(OSHA)은 해당 사망사고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며, 2024년 한 해 현대차 메타플랜트 현장에서 접수된 부상 사고만 11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잇따른 사고로 현지 언론과 노동단체는 안전 관리와 노동 여건을 집중 조명했고, 일각에서는 이러한 지속적인 문제 제기가 지난 9월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사고 이후 안전 관리 강화에 나섰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지난 3월 지게차 인명 사고 직후 현장을 찾아 안전을 점검했다. 현대차는 안전요원을 추가 고용하고 복합단지 건설현장 전체를 상대로 안전 관리 감사를 벌였다.

WSJ는 “무뇨스 사장이 성명에서 ‘우리는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즉각적이고 포괄적으로 행동했다’며 ‘나는 조지아로 가서 안전이 생산 일정, 비용, 이익, 다른 모든 것보다 우선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LG 측도 WSJ에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며 불법 고용이나 부적절한 노동 관행을 용인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했다.

앞서 미 이민 당국은 지난달 4일 현대차-LG엔솔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 현장에서 LG엔솔과 협력사 직원 등 한국인 300여명을 포함해 총 475명을 체포했었다. 이후 체포된 한국인 300여명은 구금 7일 만에 귀국길에 올랐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