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시즌 첫 멀티플 우승자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지노 티띠꾼(태국)이다.
티띠꾼은 12일 중국 상하이 치중 가든GC(파72·6703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뷰익 상하이(총상금 220만 달러)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없이 이글 1개에 버디 7개를 쓸어 담아 9언더파 63타를 쳤다.
최종합계 24언더파 264타를 기록한 티띠꾼은 가쓰 미나미(일본)와 공동 선두로 가진 연장 5차전에서 천금같은 버디를 잡아 파에 그친 가쓰를 누르고 시즌 2승에 성공했다. 우승 상금은 33만 달러(약 4억 7388만 원).
티띠꾼은 지난 5월 미즈호 아메리카 오픈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두었다. 이번 우승으로 그는 올 시즌 첫 다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통산 승수는 6승째다.
우승은 극적이었다. 티띠꾼은 라운드 중반까지 선두 가쓰에게 4타 뒤져 패색이짙었다. 하지만 14번 홀(파4)부터 16번 홀까지 3개 홀 연속 버디로 가쓰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가쓰는 티띠꾼에게 한 타 차로 쫓기던 17번 홀(파5)에서 환상적인 칩인 버디에 성공하며 다시 달아났다. 그러자 티띠꾼은 같은 홀에서 긴 이글 퍼트를 성공시켜 기어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는데 성공했다.
18번 홀(파4)에서 치러진 연장전 2차전에서 띠티꾼은 티샷이 페널티 구역으로 떨어지는 바람에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1벌타를 받고 친 세 번째샷을 홀에 가깝에 붙여 파세이브에 성공하면서 승부를 연장 3차전으로 이어갔다.
10번 홀(파4)과 18번 홀에서 치러진 연장 3차, 4차전에서도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피를 말리는 접전은 10번 홀로 옮겨 치러진 연장 5차전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티띠꾼은 두 번째샷을 홀에 가깝게 붙였다. 반면 가쓰는 온그린에 실패했다. 칩인을 노린 가쓰의 세 번째샷이 홀을 외면하자 티띠꾼은 차분하게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마침내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었다.
티띠군은 연장전 승부에서 처음 맛보는 승리였다. 그는 2023년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LPGA투어 메이뱅크 챔피언십에서 무려 9차 연장전 끝에 패했다. 그리고 올 7월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2차 연장 끝에 그레이스 김(호주)에게 우승 트로피를 내준 바 있다.
호주동포 이민지(29·하나금융그룹)가 4타를 줄여 3위(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에 입상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이소미(26·신한금융그룹)가 최고 성적을 냈다. 그는 마지막날 3언더파 69타를 쳐 제니 배(미국), 야마시타 미유(일본)과 함께 공동 4위(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의 성적표를 받아 쥐었다.
지난 6월에 임진희(27·신한금융그룹)와 짝을 이뤄 출전한 팀대항전 다우 챔피언십 우승 포함해 시즌 5번째 ‘톱10’ 입상이다.
신지은(33·한화큐셀)은 공동 7위(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 김아림(30·메디힐)은 10위(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에 입상했다.
최혜진(26·롯데)과 김세영(32·스포타트)은 각각 공동 11위(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 공동 15위(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로 대회를 마쳤다.
단독 12위로 최종 라운드에 임하며 LPGA투어 데뷔 첫 ‘톱10’ 입상이 기대됐던 윤이나(22·솔레어)는 2오버파 74타를 쳐 공동 26위(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에그쳤다. 윤이나는 초반만 해도 버디 3개를 잡으며 선두 경쟁을 펼쳤으나 7번(파3), 8번 홀(파4) 연속 보기에 이어 16번 홀(파3) 더블보기, 18번 홀 보기로 무너졌다.
LPGA투어는 아시안 스윙 1차 대회인 뷰익 상하이 대회를 마치자마자 한국으로 이동해 오는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간 전남 해남군 파인비치골프링크스에서 열리는 2차 대회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경쟁을 이어간다.
대회 개최지 인근인 전남 완도 출신의 이소미와 영암군 출신 김세영이 고향 팬들 앞에서 어떤 성적을 거두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띠꾼을 비롯한 세계랭킹 1~3위는 불참한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