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역도의 에이스 박혜정(고양시청)이 허리 통증을 이겨내고 2년 만에 세계 역도선수권대회 정상을 탈환했다.
박혜정은 11일(현지시간) 노르웨이 푀르데에서 열린 대회 여자 최중량급(86㎏ 이상) 경기에서 인상 125㎏과 용상 158㎏, 합계 283㎏을 들어 올려 세 부문 모두 1위를 차지하며 금메달 3개를 휩쓸었다. 합계만 메달을 수여하는 올림픽, 아시안게임과 달리 세계선수권에선 인상과 용상, 합계에 각각 메달이 주어진다.
박혜정은 허리 통증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음에도 압도적 기량을 선보였다. 이번 대회는 직전 대회인 2024년 바레인 세계선수권 우승자 리옌과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리원원(이상 중국)의 불참으로 박혜정의 독주가 일찌감치 예상됐다. 2위 마리펠릭스 사라리아(쿠바)는 인상 118㎏, 용상 157㎏, 합계 275㎏을 들었다. 박혜정은 2023년 사우디아라비아 대회 우승 이후 2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바레인 대회에선 2위로 아쉬움을 삼켰다.
박혜정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자신 있게 노르웨이에 왔지만, 허리 통증이 심해져 충분한 훈련을 하지 못한 채 경기에 나섰다”며 “경기를 치르는 순간에도 통증이 재발해 집중이 어려운 순간도 있었지만, 끝까지 마무리하고자 노력했다. 성장할 계기로 삼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남자 최중량급(110㎏ 이상)에선 송영환(홍천군청)이 인상 175㎏, 용상 235㎏, 합계 410㎏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인상에서 7위에 그쳤으나 용상 3위로 합계 3위를 차지했다.
한국 대표팀은 전날까지 합계 메달을 한 개도 따지 못하며 부진했다. 손현호(광주광역시청)가 남자 79㎏급 용상에서 198㎏으로 동메달을 수확한 게 전부였다. 그러나 대회 마지막 날 박혜정과 송영환이 메달 사냥에 성공하며 합계 메달 기준 공동 5위(금메달 1개·동메달 1개)를 기록했다. 인상과 용상, 합계를 더한 총 메달 순위는 6위(금메달 3개·동메달 3개)에 자리했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