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주식 재산이 처음으로 20조원을 넘겼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삼성전자 주식이 급등한 덕분이다.
11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전날 이 회장의 주식 평가액은 종가 기준으로 20조7178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SDS, 삼성E&A, 삼성화재, 삼성전자 우선주 등 7개 주식 종목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종목의 가치는 올해 1월 2일 11조9099억원으로 시작해 새 정부가 들어선 지난 6월 4일 14조2852억원을 기록한 뒤, 전날 20조원을 돌파했다.
이 회장의 주식재산이 20조원을 넘어선 건 이건희 선대회장으로부터 주식을 물려받은 이후 처음이다. 이 선대회장의 재산 상속안이 확정 발표된 2021년 4월 30일 당시 이 회장의 주식 가치는 15조6167억원 수준이었다.
이 회장의 주식 재산 증가에는 특히 삼성전자의 주식 가치 상승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평가액은 9조1959억원으로, 지난 6월 4일(5조6305억원)보다 3조5654억원(63.3%) 증가했다.
삼성물산 주식 가치도 같은 기간 5조3462억원에서 6조8607억원으로 28.3% 상승했고, 삼성생명 역시 2조2716억원에서 3조3407억원으로 47.1% 올랐다.
이 회장의 주식 재산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개인 기준 역대 최고 주식 평가액으로 기록된 이 선대회장의 22조1542억원(2020년 12월 9일)이 깨질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달라진 국내 주가 상승 분위기와 함께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방문,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AI 낙관론 발언 등이 주식 가치 상승에 복합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회장이 선대회장의 주식 가치를 뛰어넘는 승어부(勝於父)의 분기점을 맞이하려면 삼성전자 보통주 1주당 주가가 11만∼12만원으로 올라야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