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바이오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며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바이오텍과 전략적 제휴를 위한 사업협력 의향서(LOI)를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제약바이오 행사 ‘바이오재팬 2025’ 기간 중 체결됐다. 롯데바이오 관계자는 “일본 시장에서 강한 존재감을 가진 파트너와의 의미 있는 첫 성과”라며 “품질과 투명성, 장기 협업에 대한 약속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협약 상대는 일본 라쿠텐그룹의 미국 자회사인 라쿠텐메디컬이다. 미나미 마에다 라쿠텐메디컬 사장은 지난 9일 요코하마에서 진행한 한국 언론 대상 간담회에서 “한국에 ‘알루미녹스’ 시스템을 도입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며 한국 파트너사인 롯데바이오로직스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루미녹스는 종양에 특수 약물을 주입한 뒤 특정 파장의 빛을 쬐어 암세포를 파괴하는 광면역 치료 기술 플랫폼이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단일클론항체(mAb) 및 항체·약물접합체(ADC) 제조 협력 체계를 중심으로 장기 파트너십을 추진하기로 했다. 롯데바이오는 미국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생산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롯데바이오는 올해 들어 세 차례 수주 계약 체결을 발표하며 글로벌 기업과의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일본과 미국을 중심으로 CDMO 사업 기반과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신유열 롯데바이오 글로벌전략실장은 올해 바이오재팬 현장에 참석해 글로벌 기업 관계자들과 미팅을 가지며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갔다.
취임 후 첫 바이오재팬 방문이었던 박제임스 롯데바이오 사장도 지난 9일 기자 간담회에서 “ADC 분야는 일본 회사들이 앞서나가는 만큼 많은 미팅을 진행중”이라며 “일본은 오랜 신뢰 관계를 중시하는 시장인 만큼 장기적인 관계를 맺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10일 ‘차세대 ADC를 위한 CDMO 전략’을 주제로 세미나 발표에도 나섰다. 그는 “미국 정부의 생물보안 규제 강화가 기업들이 제조 파트너를 고려하고 선택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며 “미국 내 제조 거점이 협력의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고 말했다. 롯데바이오는 미국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와 2027년 가동 예정인 송도 바이오 캠퍼스를 활용한 ‘듀얼 사이트’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요코하마=신주은 기자 ju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