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공세 이어지자…이 대통령, 휴가 중 국정자원 복구 현황 점검

입력 2025-10-10 14:53 수정 2025-10-10 15:09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화재 피해 복구작업이 진행 중인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 본원을 찾아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 방문해 화재 피해 복구 현황을 점검하고 복구 실무자들을 격려했다. 야권이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에 대한 정부 부실 대처를 문제 삼으며 국정조사 개최까지 언급하는 가운데 사태의 더 큰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 방문해 화재 구역 배터리를 모아 둔 냉각 침수조를 둘러본 뒤, 실제 화재가 발생한 5층 전산실을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발화 요인을 구체적으로 묻고, 적재 방식에 문제점은 없는지 등을 면밀히 확인했다고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후 현장 간담회를 주재하고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복구 진행 상황과 향후 조치 계획 등을 보고 받았다. 실무자들로부터는 현장에서 느끼는 고충을 세심히 청취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 전산 자원의 중요도는 국방에 비견할 만하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신속한 복구와 확고한 재발 방지 대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명절 휴일도 반납하고 비상근무 중인 행정안전부와 복구 업체 직원들이 신체적·정신적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안전한 근무 환경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제 전산 데이터는 국가 운영의 핵심이라는 걸 온 국민이 느끼게 됐다”며 “자부심을 갖고 일해달라”고 실무진들을 격려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복구가 가장 중요하다. 예산과 인력을 사용하는 데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현장에는 공무원 220여명, 사업자 상주 인원 574명, 분진 제거 및 기술지원 인력 160여명 등 총 960여명이 시스템 복구에 나선 상태다.

이 대통령은 애초 이날 연차를 쓰고 긴 휴식을 가지며 정국 구상에 몰두한단 방침이었다. ‘일할 땐 일하고 쉴 땐 쉬자’는 이 대통령 의중이 반영됐고, 내수 진작에 대한 메시지를 주려는 취지도 있었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그러나 이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에 대한 정부 책임론이 야권을 중심으로 강하게 제기됐다. 특히 이 대통령의 JTBC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 출연 시점과 관련한 여야 공방이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 콘트롤타워인 대통령실 대응까지 총체적 부실에 대한 국정조사 개최도 언급하기 시작했다.

이에 이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연차를 사용한 상황에서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점검에 나선 데 대해 야권에 공세의 빌미를 더 내주지 않기 위한 사전 차단 취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역대 대통령들이 경찰서, 소방서를 방문한 것처럼 명절 연휴 때 가장 고생하는 곳의 공무원과 관계자들을 격려하러 간 자리”라며 “야당 공세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