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날 치매로 요양병원 입원했던 남편 살해한 뒤 아파트서 사망

입력 2025-10-10 10:06 수정 2025-10-10 10:14

충북 청주에서 추석날 50대 아내가 치매를 앓는 남편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추석인 지난 6일 오전 11시쯤 청주시 상당구의 한 아파트에서 “사람이 화단에 떨어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A씨가 자신의 아파트 베란다에서 투신한 사실을 확인한 데 이어 지하 주차장에 주차된 그의 승용차 조수석에서 의식을 잃은 상태의 남편 B(60대)씨를 발견했다. B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다음 날 숨졌다.

경찰은 A씨가 당일 오전 10시 10분께 남편 B씨가 입원한 요양병원 측에 “잠깐 외식을 하고 오겠다”고 요청해 B씨를 불러낸 뒤 차 안에서 그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는 남편에게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말하는 A씨의 음성이 담겼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 파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B씨 시신에 대한 부검을 의뢰했다.

B씨는 2023년 뇌경색으로 치매를 앓게 됐으며 이 요양병원에는 20여일 전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사업 실패로 10억여원의 빚이 있는 상태였다.

경찰은 범행 경위 등을 파악한 뒤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할 예정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www.129.go.kr/etc/madlan)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