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태 인생투에 홈런 팡팡… 삼성, PO행 85.3% 잡았다

입력 2025-10-09 17:46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2025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홈런 군단’ 삼성 라이온즈가 플레이오프(PO) 진출을 향한 청신호를 켰다. 삼성은 가을야구에서 유독 약한 면모를 보여 왔던 선발 최원태의 눈부신 역투 속에 팀의 장기인 대포 세례를 곁들여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삼성은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준PO(5전 3승제) 1차전에서 SSG를 5대 2로 제압했다. 이로써 시리즈 1승을 선점한 삼성은 역대 준PO 1차전 승리 팀의 PO 진출 확률 85.3%(34회 중 29회)를 손에 쥐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SSG는 정규시즌 3위로 준PO에 직행했지만 1차전 패배로 가을야구 전선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2012년 한국시리즈 이후 13년 만에 가을야구에서 만난 두 팀의 맞대결은 창과 방패의 싸움으로 요약됐다. SSG는 정규시즌 동안 팀 평균자책점 2위(3.63) 불펜 평균자책점 1위(3.36)의 철벽 마운드를 뽐냈다. 반면 삼성은 팀 홈런 1위(161개) 타율 2위(0.271)의 화끈한 공격력을 자랑했다. 시즌 상대 전적에선 삼성이 8승 1무 7패로 근소하게 앞섰다.

삼성 라이온즈 이재현이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2025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회초 솔로포를 때려낸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이재현이 SSG 선발 미치 화이트의 초구 직구를 잡아당겨 솔로포로 연결하며 리드를 잡았다. 역대 포스트시즌(PS) 사상 최초로 나온 1회초 선두타자 초구 홈런이었다. ‘50홈런 타자’ 르윈 디아즈의 안타로 재차 기회를 잡은 3회초에는 김영웅이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점수 차를 벌렸다.

삼성 타선은 정규시즌 11승 4패 평균자책점 2.87로 활약했던 화이트를 2이닝(3실점) 만에 끌어내렸다. 구자욱이 볼넷으로 출루한 5회초에는 디아즈와 김지찬이 각각 적시타를 때려내며 승기를 잡았다. SSG는 고명준의 7회말 2점 홈런으로 추격했지만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 최원태가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2025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선발 최원태는 예상을 깨는 깜짝 호투로 ‘가을 약체’ 꼬리표를 뗐다. 6이닝 동안 93개의 공을 뿌린 그는 2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로 SSG 타선을 틀어막았다. 최원태는 2019년부터 가을야구를 경험했지만 5이닝 이상을 소화한 경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이날 전까지 PS 통산 18경기 평균자책점 11.16에 25이닝 34실점에 그쳤던 그는 손에 꼽을 만한 반전투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냈다.

삼성은 NC 다이노스와의 지난 와일드카드전 2경기 동안 6안타로 침체됐던 타선이 살아나면서 분위기를 단숨에 끌어올렸다. 2차전은 10일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