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공식서열 2위)가 북한 조선노동당 창건 80주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9일 평양에 도착했다. 중국 총리의 공식 방북은 16년 만이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 총리는 이날 중국 대표단을 이끌고 전용기편으로 낮 12시(한국시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리 총리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와 북한 정부의 초청으로 당 창건 80주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11일까지 3일간 북한을 공식 우호 방문한다.
북한 측에선 박태성 내각 총리가 당정 고위급 당국자들과 함께 공항에 나와 리 총리를 영접한 뒤 환영행사를 열었다. 리 총리는 박 총리와 함께 의장대를 사열했다.
리 총리는 환영행사에서 “중국과 북한 양국은 산과 물이 이어진 사회주의 이웃 국가로 전통적 우의가 깊고 두텁다”며 “최근 수년간 시진핑 총서기와 김정은 총비서의 전략적 지도와 직접적인 추동 아래 중·조 관계가 새롭게 왕성한 생기를 발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북한과 함께 양당·양국 최고 지도자가 달성한 중요 합의를 잘 이행하고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며 긴밀한 교류를 유지할 것”이라며 “양국 우호·협력을 추진하고 지역과 세계의 평화·안정과 발전·번영을 위해 더 큰 공헌을 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 등 경축행사를 준비 중이다. 러시아에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겸 통합러시아당 의장, 베트남에선 권력 서열 1위인 또 럼 베트남공산당 서기장이 이날부터 사흘간 북한을 국빈 방문한다.
리 총리의 방북은 2015년 창건 70주년 기념행사에 중국 권력 서열 5위인 류윈산 당 중앙서기처 서기 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방북한 것과 비교해 격이 높아진 것이다. 중국 총리의 방북은 2009년 10월 원자바오 당시 총리의 방북 이후 16년 만이다.
중국이 북한의 당 창건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고위지도자의 격을 높인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일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북한과 관계개선을 본격화하는 움직임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국을 방문하는 것을 고려해 북한을 배려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