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탑승 구호선박, 이스라엘에 나포…“빠른 석방 요청”

입력 2025-10-08 15:06 수정 2025-10-08 17:23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에 나포된 구호선단 활동가들.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8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 접근하던 국제 구호선단 선박들을 나포하고 활동가들을 이스라엘로 압송했다.

선박엔 한국인 활동가 1명도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는 이스라엘 측에 한국인 활동가를 조속히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구호선단 ‘자유 소함대 연합’(FFC)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군이 인도적 선단을 나포했다”며 “전 세계에서 온 인도주의 활동가·의사·언론인 등이 본인 의사에 반해 끌려갔으며 현재 어디에 억류돼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고 밝혔다.

FFC는 선박에 11만 달러(약 1억5600만원)가 넘는 의약품, 호흡기 장비, 영양 보급품이 실려 있었다고 주장했다. 필수품이 바닥난 가자지구 병원을 지원하기 위한 보급품이라는 게 FFC 설명이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선박과 탑승자들은 안전하게 이스라엘 항구로 이송됐고 곧 추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과 강정친구들, 개척자들 등 시민단체는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이스라엘대사관 앞에서 '이스라엘 민간 선박 나포 중단·활동가 구금 해제'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합뉴스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과 강정친구들, 개척자들 등 시민단체에 따르면 나포된 선박엔 한국 국적 활동가 김아현씨가 탑승했다.

이들은 서울 종로구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이스라엘 (한국) 대사관은 구금자를 즉시 면담하고 변호사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정부·여당을 향해선 “이스라엘 국제법 위반과 인권 침해에 강력히 항의하라”고 요구했다.

외교당국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외교부 당국자는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통해 우리 국민이 신속하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빠른 시일 내에 석방될 수 있도록 이스라엘 당국에 지속 요청하는 한편 필요한 영사 조력도 적극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외교부 본부 및 주이스라엘 대사관은 우리 국민 탑승 선박 움직임을 지속 모니터링했다”며 “이스라엘 당국과도 소통하며 이스라엘 측 대응 과정에서 우리 국민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유의해줄 것을 당부해왔다”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주이스라엘 한국 대사관이 이번 사안을 인지한 직후 김씨에게 가자지구 방문 위험성을 알렸다고 말했다.

아울러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 없이 여행 금지지역을 방문하면 여권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음을 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락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군 당국은 최근 일주일 새 국제 해역에서 두 차례에 걸쳐 가자지구 구호선단을 나포했다.

이스라엘은 “국제법에 따라 분쟁 지역인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간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진입을 시도한 구호선박 40여척을 나포했으며 체포한 활동가 400여명을 차례로 추방하고 있다.

양윤선 기자 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