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가 이달 17~19일 야스쿠니신사에서 열리는 추계 예대제 때 참배를 보류하는 쪽으로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요미우리신문은 복수의 자민당 관계자를 인용해 “다카이치 총재가 총재 취임 후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한국과 중국 반발을 초래할 것으로 보고 외교 문제화를 피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8일 전했다.
다카이치 총재는 아베 신조 전 총리 기조를 잇는 대표적인 강경 보수 정치인이다.
각료 신분일 당시에도 패전의 날이나 춘계·추계 예대제 기간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 한국과 중국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야스쿠니 신사는 도조 히데키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한 246만6000여명의 영령을 추모하는 곳이다.
그는 작년 총재 선거 땐 “야스쿠니신사는 내가 매우 소중하게 생각해온 장소로 국책에 따라 숨진 이들에게 계속 경의를 표하고 싶다”며 참배를 계속하겠단 뜻을 밝혔었다.
그러다가 올해 총재 선거에선 “적절히 판단할 것”이라며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날 수도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중도 보수를 지향하는 연립 여당 공명당 사이토 데쓰오 대표는 다카이치 총재 취임일인 지난 4일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비롯해 비자금 스캔들 대응, 과도한 외국인 배척 문제점을 지목하고 “우리 당 지지자에게 큰 불안과 걱정이 있다. 이를 해소하지 않으면 연립 정권은 없다”고 말했다.
사이토 대표는 전날 다카이치 총재와 추가로 회담한 후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외국인 정책에 대해 “상세한 설명이 있어 인식을 공유할 수 있는 곳이 많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비자금 스캔들 대응을 둘러싼 갈등의 골은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카이치 총재는 ‘비자금 스캔들’로 해산한 옛 아베파 중진 하기우다 고이치 의원을 간사장 대행으로 기용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전날 회담에서 연립정권 유지를 향한 일정한 진전은 있었지만 양당 관계에 예단을 불허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윤선 기자 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