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법적 다툼으로 번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7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대통령실이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 이후 이 대통령의 대응을 상세히 설명했는데도 ‘48시간 행적은 거짓말’이라며 ‘국가재난 중 예능 촬영’ 의혹을 제기한 것이 허위라는 주장이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언행은 하나하나가 메시지”라며 “‘냉부해’ 출연은 K-팝, K-드라마 등 K-컬처에 이어 K-푸드의 우수성을 알리고 세계 문화로 키우겠다는 정부 의지를 보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은 국정자원 화재와 관련해 지난달) 26일 저녁 유엔 순방 후 밤새 보고를 받고 지시하고, 총리와 관계 부처의 대응으로 (화재는) 27일 오후 6시 완진됐다”며 “(이 대통령은) 28일 오전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오후 5시30분 중대본 회의를 주재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장 대표는 지난 5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통령 48시간 거짓말’이라는 글을 올렸다”며 “이는 명백한 허위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48시간 행적은 결국 거짓말이었다”며 “심각한 국가적 재난이 발생한 상황에서 무슨 생각으로 예능 촬영을 했는지, 극단적 선택을 한 담당 공무원의 발인을 피해 고작 하루 늦게 방송을 강행하겠다는 발상이 어디에서 온 것인가”라고 비난한 바 있다.
한편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6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과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바 있다. 주 의원은 “피고소인들은 냉부해 예능 촬영 시점을 국민에게 은폐할 목적으로 ‘국정자원 화재 후 냉부해를 촬영했다는 주 의원의 문제 제기는 허위사실이다’는 취지의 적반하장식 거짓 브리핑을 했다”며 “이 대통령이 촬영에 나선 때(28일)는 국정자원 화재로 전산망 647개, 대국민 서비스 436개가 중단돼 금융, 물류, 출입국, 방역에 구멍이 뚫린 초유의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이 출연한 ‘냉부해’ 추석 특집은 국정자원 화재로 인한 국가전산망 장애 담당 공무원의 사망과 관련 추모의 시간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감안, 편성이 하루 미뤄져 전날 오후 방영됐다.
이찬희 기자 becom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