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 참배’ 해온 다카이치…이날 첫 당직 인사는

입력 2025-10-07 12:55

차기 일본 총리 취임이 유력시되는 다카이치 사나에 집권 자민당 총재의 역사 인식에 대해 경계감이 퍼지는 가운데 이날 당직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전날 “내일은 당 총무회에서 당간부 인사를 정식 결정한다. 오늘 저녁 내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 부총재로는 ‘아소파’를 이끄는 아소 다로 전 총리가, 간사장으로는 아소 전 총리의 처남인 당 총무회장이 유력하다.

앞서 다카이치 총재는 일본 정부에 대한 역사 인식과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 참배, 독도 문제와 관련해 강경 보수 성향을 이어갔다. 그는 19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가 담화를 통해 식민지 지배에 대해 사죄하자 “멋대로 대표해서 사과하면 곤란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후 2005년에도 잡지 기고를 통해 “이렇게 분별없는 견해를 그대로 방치한다면 자손을 ‘범죄국가의 국민’으로 묶어두게 된다”고 주장했다.

2001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8월 13일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자 “당당히 (종전일인) 15일에 참배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2006년에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일본 정부가 말로만 항의할 게 아니라 독도에 시설물을 설치하고 현지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카이치 총재는 기시다 후미오 내각의 경제안보상이던 2023년에 봄 예대제, 패전일, 가을 예대제 무렵에 모두 참배했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는 총리 취임 후 참배 여부를 두고 "적절히 판단하겠다"고만 밝히며 명확한 입장을 피했다. 그가 총리 재임 중에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강행한다면 아베 신조 전 총리가 2013년 참배한 이후 최초가 된다.

현지 언론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날 다카이치 총재가 2012년 아베 신조 전 총리 재집권 이후 자민당 간부로 기용되면서 과거보다 발언 수위를 낮췄다고 분석하며 강경 발언 자제를 당부했다. 그는 2013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시절 무라야마 담화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가 이시바 시게루 당시 간사장의 지적을 받고 “조심하고자 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는 정부 대변인인 관방장관에 기하라 미노루 전 방위상, 외무상에 모테기 도시미쓰 전 간사장을 내각에 이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기하라 전 방위상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우익성향 정치인으로, 작년 8월 15일에는 현직 방위상으로는 3년 만에 처음으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모테기 전 간사장은 총재 선거 결선 투표에서 아소 다로 전 총리 등과 함께 다카이치 총재를 밀어준 바 있다.

이찬희 기자 becom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