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 부부의 JTBC 예능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냉부해) 출연과 관련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을 형사 고소한다.
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전날 예고한대로 강 대변인과 박 수석대변인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고소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 부부의 냉부해 촬영 시점이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 이후라는 자신의 주장을 두 사람이 부인했는데, 이는 “국민에게 촬영 시점을 은폐하려는 거짓 브리핑”이라는 취지다.
주 의원은 “이 대통령이 냉부해 촬영에 나선 때는 국정자원 화재로 전산망 647개, 대국민 서비스 436개가 중단돼 금융, 물류, 출입국, 방역에 구멍이 뚫린 초유의 상황이었다”며 “예능 촬영이 부적절한 상황임을 대통령실도 잘 알기에 법적 조치 협박까지 하며 촬영 날짜를 감추려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단순히 본 의원의 명예를 훼손한 것을 넘어 국민을 속이고 권력을 동원한 고발 협박을 통해 야당 의원을 ‘입틀막’하려는 것이므로 강력히 대처하는 것”이라고 소송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이 대통령 부부가 추석 특집으로 냉부해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야권을 중심으로 촬영 시점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특히 주 의원은 SNS 글을 통해 “이 대통령은 국정자원 화재 때 이틀간 국민 앞에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며 정확한 촬영 일자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대통령실은 이에 국정자원 화재 이후 이 대통령의 일정을 공개하며 반박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은 방미에서 복귀한 직후인 (지난달) 26일 밤부터 화재 상황을 수시로 보고 받고 화재 피해 상황, 정부 대응 등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를 지시했다”며 “이에 따라 27일 국무총리 주재로 중대본 회의가 개최됐고, 당일 오후 6시 화재가 완진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28일 오전 10시50분 비상대책회의를 개최해 대통령실 3실장, 위기관리센터장, 국정상황실장, 대변인 등에게 상황을 보고받고 대책을 논의했다”며 “이 대통령은 이 회의에서 28일 오후 중대본 회의 개최 및 부처별 점검 사항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냉부해를 녹화한 뒤 오후 5시30분 중대본회의를 주재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 대통령 부부가 출연하는 냉부해는 이날 오후 10시 방영될 예정이다. 냉부해는 국내 최고의 셰프들이 톱스타들의 냉장고 속 재료들로 요리 대결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아나운서 출신 김성주와 축구선수 출신 안정환이 MC를 맡고 있다.
이 대통령 부부는 이번 방송에서 ‘K-푸드 전도사’로서 한국의 제철 농수산물과 전통 추석 음식을 소개하고, 평소 즐겨먹는 한식과 한가위 관련 옛 추억 등을 공유할 예정이다. 셰프들은 한국 제철 식재료를 활용해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인들이 좋아할 창의적인 요리를 선보인다.
방송은 애초 5일 송출될 예정이었으나, 국정자원 화재 수습을 담당하던 공무원이 사망함에 따라 추모의 뜻을 담아 하루 연기됐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