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구금’ 美조지아, 제지공장 폐쇄로 1100명 실직

입력 2025-10-05 13:42 수정 2025-10-05 15:41
미국 당국의 이민단속으로 체포된 현대차-LG엔솔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 직원들이 수감돼 있던 조지아주 포크스턴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대규모 한국인 구금 사태가 발생했던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지역이 대량 실업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 기술자들의 조기 귀국과 맞물려 제지 공장 폐쇄가 이어지면서 지역 일자리가 급감한 것이다.

3일(현지시간)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AJC)에 따르면 인터내셔널 제지 공장은 지난달 30일 조지아주 서배너와 라이스보로에 위치한 공장 2곳을 폐쇄했다. 이들 공장은 현대자동차 메타플랜트가 위치한 메트로 서배너 지역에 위치해있으며 90년 동안 서배너의 풍부한 삼림 자원을 활용해 종이 상자와 포장재 등을 생산해왔다.

목재산업은 조지아주 제조업의 약 6%를 차지할 정도로 지역 경제의 핵심이다. 이 지역은 목재운반용 대형 트럭이 일반 자동차보다 많을 정도로 목재 관련 산업이 발달해 있다.

그러나 이번 공장 폐쇄로 기술자, 공장 운영자, 중간관리자 등 임직원 1100명이 일자리를 잃었으며, 공장에 목재를 납품해온 삼림 및 벌목업 종사자 5만2000여명도 타격을 입게 된다. 나아가 토지 소유주, 삼림 관리자, 벌목공, 목재 운반 차량 운전자, 자동차 수리업 등 목재 산업 전반에 연쇄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조지아 삼림위원회 데본 다트넬 위원장은 “제지 공장 폐쇄는 우리에게 심각한 타격”이라고 말했다. 다트넬 위원장은 공장 폐쇄 요인으로 재활용 기술 발달 및 인터넷에 따른 종이 사용 감소와 공장의 노후화 등을 꼽았다.

조지아주는 쇠퇴하는 목재 산업에 대한 추가 지원 또는 공장 용도 전환 등을 고민하던 중 지난해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공장이 서배너 지역에 문을 열었다.

현대차 공장 덕분에 이 지역에 창고 및 물류센터가 지어지고 주택 판매가 활성화되는 등 지역 경제가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현대차 및 관련 업종은 2031년까지 이 지역에 1만5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AJC는 보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ICE는 지난달 4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이민단속을 실시해 300명 이상의 한국인을 체포했다. 미국 체류를 원한 직원 한 명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귀국했다.

이 지역 버디 카터 하원의원과 트립 톨리슨 경제개발청장 등 정치인과 경제개발청 관계자들은 배터리 공장 완공을 위해 한국 기술자들의 조기 귀국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