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위한 1단계 군 병력 철수선(withdrawal line)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협상 끝에 이스라엘은 우리가 제시하고, 하마스와 공유된 1단계 철수선에 동의했다”며 “하마스가 이를 확인(수용)하면 휴전은 즉시 발효되며, 인질과 포로 교환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후 우리는 다음 단계 철수를 위한 조건을 마련할 것이며, 이는 3000년 대재앙의 종식을 앞당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게시글에 노란색 선으로 표시된 1단계 철수선을 보여주는 지도도 함께 게시했다.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을 중단한 이스라엘에 사의를 표한다면서 하마스에 신속한 인질 석방을 촉구했다. 이스라엘의 폭격이 4일까지도 계속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폭격을 중단한 것으로 규정한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을 중단한 이스라엘에 사의를 표한다면서 하마스에 신속한 인질 석방을 촉구했다. 이스라엘의 실제 폭격은 이날까지도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트럼프는 이를 폭격을 중단한 것으로 규정하며 협상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는 하마스에 “빨리 움직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도모는 무효가 될 것”이라며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것과 같은 시간 끌기나 가자지구가 다시 위협에 놓이는 어떠한 결과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일을 빨리 마무리 짓자”며 “모든 사람은 공정하게 대우받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20개 항목으로 구성된 가자지구 평화 구상안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전쟁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종전 중재에 나선 중동 및 이슬람 국가 모두가 이에 동의했다면서 또 다른 당사자인 하마스에 자신의 구상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하마스가 전날 인질을 전원 석방하고 가자지구에서의 권력을 포기하겠다는 등 구상 일부를 선별적으로 수용한다고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폭격 중단을 촉구했다.
이처럼 논의가 급박하게 이뤄지는 가운데 아직 하마스의 최종 동의가 남은 상태이지만 이스라엘이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1단계 철수선에 동의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가자지구 종전은 더욱 가시권에 들어오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진전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를 이집트에 급파, 인질·수감자 교환 협상의 막바지 조율에 나섰다.
이스라엘과 카타르, 이집트 등의 언론은 쿠슈너와 위트코프 특사의 이집트행을 전하면서 5일부터 이들의 직간접 관여 속에 이집트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협상이 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장녀 이방카의 남편인 쿠슈너는 트럼프 집권 1기 때 중동 문제에 깊이 관여했으며, 위트코프 특사는 가자지구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외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신저 역할을 해왔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