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해외사업장 점검, 최태원 APEC 집중…추석에도 ‘경영 구상’

입력 2025-10-05 10:00
지난 6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경제6단체와 기업인 간담회 시작에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그룹 회장(대한상의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삼성 SK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길게는 오는 12일까지 이어지는 추석 연휴 기간 하반기 경영 구상을 가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과 국내 상법 개정 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대응 전략 마련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약 3주 앞으로 다가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공식 부대 행사로 열리는 APEC CEO 서밋에서 글로벌 빅테크 인사들과의 교류도 예정돼 있는 만큼 이들과의 협력 방안도 모색할 전망이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예년처럼 해외 사업장을 점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지난해 설 연휴 말레이시아 삼성SDI 공장을 방문했고 추석에는 프랑스 리옹 국제기능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해 기술 인재들을 격려했다. 이어 폴란드 매장과 생산 공장을 점검했다. 명절 연휴를 이용해 해외 사업장을 찾아 현장 경영을 이어간 것이다. 이 회장은 지난 7월 부당합병·회계부정 사건에 대한 대법원 무죄 판결 이후 한·미 정상회담 경제사절단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한국을 찾은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만나 오픈AI의 전략적 파트너사로서 초거대 인공지능(AI) 인프라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한 전방위적 협력에 합의했다.

APEC CEO 서밋 의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글로벌 빅샷(거물) 초청에 발 벗고 나선 상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비롯해 올트먼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등 영향력 큰 기업인들의 참석 여부가 흥행을 좌우하는 만큼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PEC CEO 서밋 이후에는 그룹 연례행사인 CEO 세미나가 예정돼 있다.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은 그 어느때보다 큰 상황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미 정부의 수입차 관세로 인한 현대차·기아의 시장 경쟁력과 수익성 등을 분석하고 대미 관세 전략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광모 LG 회장은 지난달 말 최고 경영진이 모여 중장기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사장단 회의를 소집했다. 구 회장은 미래 먹거리로 제시한 ABC(AI·바이오·클린테크) 분야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우주 사업 등 신사업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추석 연휴 해외 현장 점검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권오갑 HD현대 회장 및 정기선 수석부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은 특별한 외부 일정 없이 휴식을 취하며 경영 구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