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지사? 여의도는 이미 지방선거 ‘눈치싸움’

입력 2025-10-05 10:00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내년 6·3 지방선거가 8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이재명정부 출범 후 처음 치러지는 전국 단위 선거로 ‘중간평가’ 성격이 짙은 만큼,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압승 의지를 다지고 있다.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전국 시·도당 위원장의 사퇴가 이어지는 등 정치권은 이미 ‘눈치싸움’에 돌입했다.

5일 민주당에 따르면 지난 2일 현재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전남·전북·충남·경남·부산 등 5개 시·도당 위원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막판까지 고심했던 강준현 민주당 의원은 세종시당 위원장직을 유지하며 내년 세종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

민주당 당헌·당규상 시·도당 위원장은 지방선거 240일 전인 오는 6일까지 사퇴해야 한다. 다만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추석 연휴 기간을 고려해 사실상 2일을 사퇴 시한으로 정했다. 이원택 민주당 의원은 마지막 날 전북도당 위원장직을 사직하며 사실상 차기 전북도지사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의원은 주철현 전남도당 위원장이다. 주 위원장은 지난달 22일 전남도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원내운영수석부대표인 문진석 충남도당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직을 내려놓았다. 공식 출마 선언은 없었지만 충남도지사 선거를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됐다.

현재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중 민주당은 5곳, 국민의힘은 12곳을 확보하고 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대선 출마로 사퇴하면서 대구시장은 현재 공석이다. 이를 제외하더라도 국민의힘이 11곳으로 ‘여소야대’ 구도다.

김민석 국무총리

최대 격전지는 서울이다. 서울시장 선거는 1995년 첫 지방선거 이후 두 차례 재보선을 포함한 총 10번의 선거에서 여권과 야권 승률이 5대 5로 팽팽하다. 민주당은 5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큰 오세훈 현 서울시장을 누를 적임자 찾기에 고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국민의힘에서는 한동훈 전 대표와 나경원·안철수 의원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민주당에선 서울시장 선거 도전을 결심한 박주민 의원을 비롯해 전현희 최고위원, 박홍근·서영교 의원, 홍익표 전 의원,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여기에 김민석 국무총리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차출설이 공공연하게 나온다. 조국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가세할 경우 서울시장 선거 지형은 요동칠 전망이다.

특히 민주당은 최근 몇 차례 선거마다 유난히 서울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바 있어 ‘서울 탈환’을 내년 지방선거 최대 목표로 삼을 기세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서울 득표율(47.13%)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41.55%)와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9.94%)를 합친 것보다 적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는 송영길 후보가 오 시장에게 19.82% 포인트, 2021년 재보궐 선거 때는 박영선 후보가 오 시장에게 18.32% 포인트 차로 진 적이 있다.

민주당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경기도지사 자리는 현역인 김동연 지사와 민주당 6선 추미애 의원 간 대결 구도를 점치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또 김병주·이언주·한준호 최고위원과 김용민·박정·염태영 의원 등 다수가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국민의힘에서는 김 지사에 0.15% 포인트 차로 패했던 김은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등이 유력 후보군으로 꼽힌다.

민주당 최고위원의 경우 선거일 6개월 전인 12월 5일까지 사퇴해야 한다. 다음 달 말부터 12월 초순까지 선거에 나서는 최고위원의 줄사퇴가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12월부터 지도부가 텅 비어 비대위를 꾸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 반 진담 반 이야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충청 지역은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고향이 각각 충남 금산과 보령이어서 여야 대표 간 자존심 대결이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이장우 대전시장의 재선 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박범계 민주당 의원과 허태정 전 대전시장 등이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김혜원 기자 ki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