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신인’김민솔, 변형 스테이블포드 강자 방신실 꺾고 시즌 2승

입력 2025-10-04 18:34 수정 2025-10-04 21:04
4일 전북 익산시 익산CC에서 열린 KLPGA투어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에서 시즌 2승째를 거둔 김민솔이 손가락으로 숫자 '2'를 그려 보이고 있다. KLPGA

4일 전북 익산시 익산CC에서 열린 KLPGA투어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에서 시즌 2승째를 거둔 김민솔이 언니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KLPGA

4일 전북 익산시 익산CC에서 열린 KLPGA투어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에서 시즌 2승째를 거둔 김민솔(가운데)이 우승 경쟁을 펼친 동료 선수들, 대회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KLPGA

‘특급 신인’ 김민솔(19·두산건설)이 화끈한 버디 쇼를 펼친 끝에 시즌 2승에 성공했다.

김민솔은 4일 전북 익산시 익산CC(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8개를 쓸어 담아 16점을 획득, 최종 합계 51점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 대회는 KLPGA투어 유일의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이다. 파 0점, 버디 2점, 이글 5점, 앨버트로스 8점을 부여하고 보기는 -1점, 더블보기 이상은 모두 -3점으로 처리해 점수 합계로 순위를 정한다. 공격적 플레이를 펼치는 장타자에게 유리한 경기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전날까지 버디 19개를 뽑아냈던 김민솔은 나흘간 총 27개의 버디를 쓸어 담았다. 보기는 첫날 3개를 제외하곤 2~3라운드까지는 한 차례도 범하지 않았다.

김민솔이 기록한 최종 스코어 51점은 2021년 초대 챔피언 이정민의 51점과 같은 대회 최다 점수 타이다.

김민솔은 드림투어서 활동하다 지난 8월 추천 선수로 출전한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우승하며 KLPGA투어에 입성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불과 41일 만에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어 KLPGA투어 괴물의 탄생을 알렸다.

올 시즌 멀티플 우승은 이예원(22·메디힐), 방신실(20·KB금융그룹·이상 3승), 홍정민(23·CJ·2승)에 이어 김민솔이 네 번째다. 루키 시즌 2승 이상은 2023년 방신실 이후 2년 만이다. 방신실도 2023년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우승으로 시즌 2승 고지를 밟았다.

우승 상금 1억8000만원을 획득한 김민솔은 시즌 공식 상금액이 3억480만원으로 늘었다. 신인왕 포인트 부문에서도 1위로 올라 섰다. 하지만 시즌 마지막까지 1위를 지켜도 수상은 불가능하다.

시즌 중반 이후에 KLPGA투어 시드를 획득한 김민솔은 시즌 최종전까지 모두 출전해도 상금왕과 대상, 신인왕, 최저타수상 등 주요 개인 타이틀을 받을 수 있는 시즌 대회 수 50% 이상 출전 요건을 채울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다승왕 수상은 가능하다.

선두 문정민(23·덕신EPC)에 2점 뒤진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김민솔은 2번 홀(파5) 버디를 시작으로 역전 우승을 향한 가속 페달을 밟았다. 4번 홀부터 7번 홀까지 4연속 버디를 잡아 3점 차 단독 선두로 달아났다.

9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해 5점 차 선두를 달리던 김민솔은 박혜준(22·두산건설)과 홍진영(25·DS이엘씨)이 2점 차로 추격해오자 13번 홀(파3) 1m 버디로 간격을 더욱 벌렸다.

낙승이 예상된 가운데 끝까지 김민솔을 위협한 선수는 ‘엄마 골퍼’ 박주영(34·동부건설)이었다. 김민솔보다 16살이 더 많은 박주영은 김민솔의 바로 앞조에서 경기를 펼치면서 후원 선수 최초 우승에 도전했다.

1번 홀 버디에 이어 2번 홀(파5) 이글로 맨 먼저 합계 40점 고지를 밟은 박주영은 6번 홀(파5) 버디 이후 14번 홀(파4)까지 8개홀에서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하다 15번(파4), 16번(파3), 17번 홀(파5)에서 ‘싸이클 버디’를 잡으며 김민솔을 1점 차이로 압박했으나 시즌 최고 성적인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그러자 김민솔은 17번 홀 버디로 3점 차이로 다시 달아난 뒤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파로 마무리해 우승을 확정했다. 17번 홀에서는 행운도 따랐다. 2온을 노리고 친 볼이 벙커에 들어갔다가 튀어나와 그린 프린지에 멈추는 바람에 버디로 이어졌다.

김민솔은 “예상치 못하게 한 번 더 우승해서 정말 기쁘다. 결과를 의식하지 않고 ‘자신 있게 플레이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큰 실수 없이 대회를잘 마무리한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별일이 없다면 모든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라며 “올해 초에 세운 목표를 이미 넘어섰다. 우승하는 것도 좋지만 앞으로도 성장하는 것에 좀 더 중점을 두겠다.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경험을 쌓고,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2년만의 우승 탈환에 나선 방신실은 16∼18홀 연속 버디를 포함해 버디 8개를 잡아내 13점을 보태 최종 합계 48점으로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방신실은 2번 홀(파5) 더블보기로 3점이 감점된 것이 뼈아팠다.

홍진영이 4위(최종 47점)에 입상한 가운데 전예성(24·삼천리), 이가영(26·NH투자증권), 박혜준이 공동 5위(최종 45점)에 입상했다. 2, 3라운드에서 선두를 꿰찼던 문정민은 5점을 획득하는데 그쳐 9위(42점)로 대회를 마쳤다.

익산=정대균골프선임기자(golf5601@kmib.co.kr)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