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현실 잡아라” 헤드셋 ‘무한’ 준비하는 삼성, 안경에 눈 돌린 애플

입력 2025-10-03 16:05 수정 2025-10-03 16:06
삼성전자가 지난 3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전시한 안드로이드 XR 헤드셋 '무한'. 삼성전자 제공

차세대 필수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은 확장현실(XR) 기기 시장을 두고 IT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XR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아우르는 기술로, 인공지능(AI)이나 사물인터넷(IoT)과 결합해 직관적인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한다. 향후 헤드셋이나 안경 등 신체에 걸치는 형태의 XR 기기가 보편화되면 스마트폰을 따로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한국시간으로 오는 22일 XR 헤드셋 ‘무한’을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제품의 무게나 구체적인 사양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은 지난 3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무한의 장점으로 “무게와 착용감이 좋고, 음성 제어로 사용자 경험을 정교하게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글래스 형태 제품으로는 구글, 젠틀몬스터와 협업한 ‘프로젝트 해안’을 추진 중이다.

애플은 헤드셋 형태의 증강현실(AR) 기기 ‘비전 프로’ 개발을 잠정 중단하고 당분간 스마트 글래스 개발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주 사내 공지를 통해 비전프로 헤드셋의 후속작인 ‘N100’ 모델 개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해당 팀 인력은 스마트 글래스 사업으로 재배치한다는 방침이다. 애플이 지난 2월 정식 출시한 비전 프로는 490만원대 가격에 무게가 600g이 넘는 등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애플은 대신 두 종류의 스마트 글래스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과 연동되며 자체 디스플레이가 없는 ‘N50’ 모델과 2028년 출시를 목표로 하는 디스플레이 탑재형 제품이다. 이 중 디스플레이 적용 스마트 글래스 경우 스피커와 카메라, 휴대폰과 연동되는 음성 제어 기능이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 글래스 분야 경우 메타플랫폼(메타)이 시장 선두를 달리는 상황이다. 메타는 지난달 상용 스마트글래스 중 처음으로 렌즈와 디스플레이를 결합한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해당 제품은 메시지 확인과 번역, 영상통화, 내비게이션 등 기능을 눈 앞에 띄우는 것이 가능하다. 근전도 신호(EMG) 기반 손목 밴드 ‘메타 뉴럴 밴드’가 제공돼 손가락 동작으로 기기를 조작할 수도 있다. 가격은 799달러(약 110만원)부터 시작한다.

여기에 아마존이나 중국 기업들도 제품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AR 스마트 글래스 출하량은 전년 대비 50% 늘었고, 전체 스마트 글래스 출하량은 110% 급증했다. 2027년까지 시장은 연평균 6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