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를 유지하는 등 외환시장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미 관세 협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간밤 환율은 정부의 통화스와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발언이 부각되며 장중 1408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3일 새벽 2시 야간 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서울환시 종가 대비 3.80원 오른 140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인 1400원보다는 7원 올랐다.
3500억 달러(약 493조원) 현금 투자 요구가 환율 상승의 주된 요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선불로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무리한 요구라고 반발하며 통화스와프 체결을 협상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통화스와프 타결 가능성은 크지 않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달 30일 미국이 통화스와프를 수용할 가능성에 대해 “낙관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현실화한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은 환율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셧댜운으로 인한 미국 경기에 대한 신뢰도 하락은 약달러로 이어질 수 있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고용지표 발표 지연과 실업률 상승 우려에 금리 인하와 약달러 베팅이 확대되는 모습이다”라고 진단했다.
다만 연준의 통화정책 등을 예상할 수 없어 안전 자산인 달러 선호를 유발해 강달러 요인으로도 작용한다는 분석도 있다. 스코샤뱅크의 외환 전략가인 에릭 테오레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은 셧다운 상황에서 적어도 외환시장 관점에서 시장은 조금은 두려워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수입업체의 달러 수요가 원·달러 환율 하방을 지지하고 있다는 진단도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수입업체 결제 등 달러 실수요 매수와 해외투자 집행 관련 환전 수요가 환율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